부산 남구가 '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난개발이 우려되는 이기대공원 보호에 정부가 나서달라고 건의했다.

남구는 공원 일몰제가 발효되는 2020년 7월 이전까지 이기대공원의 사유지를 국비로 매입해 달라는 건의문을 국토교통부에 발송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원 일몰제는 공원으로 지정·고시된 사유지를 공공기관이 매입하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가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제도다. 20년 이상 된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이 대상이다.

이기대공원은 1986년 12월 공원으로 결정돼 일몰제가 발효되면 도시계획시설 지정 효력을 상실한다. 이기대공원의 전체 면적 193만4000㎡ 중 67.6%인 130만8000㎡가 사유지다.

남구는 "이기대공원의 사유지를 매입하고 공원을 조성하는데 2000억 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구나 부산시의 재정 능력으로는 사유지 매입이 불가능해 정부의 도움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기대공원은 지난해 140만 명이 방문할 만큼 인기가 높다.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동해안 해파랑길 1코스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걷기코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1996년까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탓에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등 자연 보존상태가 뛰어나다.

일몰제 시행으로 난개발이 우려되자 부산시는 민간 개발자가 사유지의 70%를 기부채납하면 30%에 한해 개발을 허용하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민간사업자는 4000세대 이상 아파트를 이기대에 짓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