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양경비안전서(부산해경)가 지난 3월 말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의 선박 검사를 맡았던 한국선급을 29일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5일 선사 압수수색 뒤 한 달여 만의 조치로 해경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부산해경은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국선급에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한국선급은 상선 등급을 매기고 선박을 검사하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스텔라데이지호가 2009년 중국의 한 조선소에서 철광석 운반선으로 개조될 당시부터 선박 안전성 검사를 맡아왔다.

부산해경은 한국선급의 컴퓨터와 서버에서 스텔라데이지호를 비롯해 선사('폴라리스쉬핑') 소속 선박을 검사한 증서 등 각종 서류와 회계 자료까지 확보해 검사 전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폴라리스쉬핑이 한국선급의 검사에 문제없이 통과하기 위한 대가로 골프 접대를 하는 등 유착 관계가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100% 정상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정부 대행업체라 유착 관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해경은 지난달 25일 폴라리스쉬핑 서울 본사와 부산 해사본부 압수수색 당시 확보한 스텔라데이지호 선원과 선사 통화기록, 선사 대응 조치와 운항일지, 선박 안전점검과 수리내용 등에 관한 자료와 한국선급의 자료를 비교·분석해 침몰 원인을 밝히고 관련자를 처벌할 예정이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3월 31일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중국으로 가던 중 "물이 샌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이 끊겼다. 선원 24명 중 필리핀인 2명은 구조됐으나 22명은 실종 상태다.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해양작업지원선 2척을 동원해 수색을 재개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