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벌 달랑게·엽낭게 출몰
- 청정수역에 사는 재첩도
- 녹조 발생 광안리와 비교돼
26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서편. 평일에도 '고우니 생태길'에서 갯벌을 내려다보려는 인파가 몰렸다. 물이 빠진 갯벌엔 손바닥보다 작은 게 수천 마리가 집게발을 들고 바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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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을 찾은 나들이객들이 생태 탐방로 위에 설치된 나무 덱에서 갯벌을 바라보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저녁이 되면 고즈넉한 갈대밭의 바람소리를 즐기려는 산책객이 늘어난다. 생태길 가운데 설치된 나무덱에 서면 왼쪽의 몰운대부터 오른쪽의 낙동강 하구까지 자연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 육지화가 진행되던 다대포해수욕장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 300억 원을 투입해 10년 이상 진행된 연안정비사업이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사하구는 2008년부터 몰운대 서쪽 해안가에 낙조분수와 해변공원을 만들고 갯벌 생태계를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대포가 부산에서 유일하게 갯벌을 갖춘 해수욕장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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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에 서식하는 게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 |
2015년 12월에는 습지와 모래톱이던 5만여 ㎡에 출입을 통제하는 대신 길이 653m의 덱을 설치했다. 인적이 뜸해지자 해양 생물들이 찾아왔다. 요즘은 짝을 짓는 달랑게 엽낭게 풀게는 물론 섬진강에서도 찾기 힘들다는 재첩과 띠조개 빛조개까지 볼 수 있다.
갯벌 주변에는 달맞이꽃 갯메꽃 숨비기나무 해당화 통보리사초와 같은 20여 종의 식물군도 서식한다.
바닷물이 들고나는 인공 해수천을 만들자 자연스럽게 해수가 유입되면서 다양한 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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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녹조가 덮친 광안리해수욕장. |
수년 전만 해도 이곳은 상가와 주택가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활하수 때문에 악취를 풍겼다. 김향이 자연환경해설사는 "탐방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생물종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90% 이상 회복된 것 같다"며 "다대포를 찾는 사람들도 갯벌 생태계의 놀라운 변화에 크게 만족한다"고 전했다.
해안 생태계가 힘겹게 복원된 만큼 보존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전시진 고문은 "국내 다른 습지와 견줘도 모자라지 않은 생태 다양성이 확보되고 있다. 이기적인 손길을 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최근 녹조가 발생한 광안리해수욕장도 인공시설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복원에 좀 더 힘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훈 사하구청장은 "여름철 피서객들이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통제하고 습지 면적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해양수산청은 지난해부터 다대포 동쪽 연안의 모래 유실 방지를 위해 잠제(수중 방파제)를 설치하고 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