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승객들이 뒤로 멘 가방을 앞으로 돌려 메거나 바닥에 내려놓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도시철도나 버스 등에서는 이런 종류의 가방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지난 2월 한 포털에서 전국 성인 남녀 4116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9%가 대중교통 이용 중 '백팩족'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다고 답했다.
부산시는 지난 4월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대중교통 만들기 위한 캠페인으로 '대중교통 이용 때 가방 앞으로 메는(백허그)'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백허그' 운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가방을 가슴 쪽으로 돌려 메거나, 두 발 사이에 내려놓거나, 통로 한쪽에 내려두거나, 선반에 올려놓는 등 백팩으로 인한 불편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이다.

최근에 용량이 큰 백팩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지하철 통로에 백팩을 메고 두 명만 서 있어도 통로가 막혀버린다. 가방을 멘 승객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몸을 틀거나 이동하면서 모서리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가방 지퍼에 머리카락 또는 옷가지가 끼이거나 등산 가방에 꽂힌 등산용 스틱이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백허그 캠페인을 범시민운동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초·중·고·대학교와 구·군, 유관기관 등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대중교통시설의 안내방송 등으로도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부산시 교통국 권갑현 과장은 "안전하고 행복한 대중교통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설이나 운영뿐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배려도 중요하다"며 "일상에서 백허그 캠페인이 자연스레 자리 잡도록 홍보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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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