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금품비리에 연루된 현기환(58·사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정기룡(60) 전 부산시장 경제특보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23일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 전 수석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6월에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하고, 3억7300만 원 상당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찰 공소사실에 포함된 현 전 수석의 '검은돈' 4억2000여만 원 중 3억7300여만 원을 유죄로 봤다. 우선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대납 받은 술값 2100만 원 상당 중 1900만 원 상당을 뇌물로 인정했다. 또 2013년 문현금융단지 2단계 사업 시행사 설모(58) 대표로부터 지인 전세금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 전 수석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기간 ▷정무수석 재직 때와 퇴직 이후는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볼 수 없다면서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상품권 2750만 원 중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기간 수수한 580만 원을 뺀 2170만 원만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엘시티 시행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혐의(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정 전 특보에게는 징역 2년에 벌금 3400만 원을 선고하고, 4800만 원 상당의 추징을 명령했다. 정 전 특보는 이 회장과 공모해 엘시티 용역비를 부풀려 1억1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는 시인했지만 법인카드 4800만 원 사용은 퇴직금과 고문료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정 전 특보의 주장을 배척하고 전액 유죄로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제특보로 임명됐지만 엘시티 법인카드를 반납하지 않고 사용해 직무 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기 충분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유무죄 판단 혐의 공소사실 판결 내용 엘시티  뇌물수수  2100만 원  상당 술값 대납 1940만 원  상당만 인정 엘시티 불법 정치자금  법인카드 7600만 원 사용 모두 인정 상품권 2750만 원 수수  2170만 원 인정  (새누리당 제명 기간 수수 제외) 문현금융단지 2단계 사업체 알선수재  1억 원 수수  모두 인정  〃 불법 정치자금  3100만 원  상당 제공  모두 무죄  (정무수석 퇴임 이후 기간 해당) 타 업체 불법 정치자금  1억7300만 원 상당 제공  1억5500만 원 상당만 인정 (정무수석 재임 기간 제공액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