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 깨끗, 타지역과 대조

자치단체마다 도로가에 버려진 1회용 컵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부산대 앞 일부 매장에서 다른 업소의 컵도 버릴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컵 회수 운동'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대 앞 일부 커피점에서 '타 매장의 테이크아웃컵을 버려도 된다'는 문구를 써 놓았다. 오른쪽은 중구 남포동 거리에 테이크아웃컵이 버려져 있는 모습.

1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좁은 골목마다 투명한 플라스틱 컵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포장해 나온 뒤 거리에서 마시다 빈 용기만 버려두고 간 것이다. 신호등 제어기나 도시철도 환풍구·출입구를 비롯해 물건을 놓을 수 있는 자리면 어김없이 테이크아웃 컵이 쌓여 있었다. 부산진구는 "테이크아웃컵의 부피가 커서 거리에 비치해둔 쓰레기통도 금방 찬다. 여름이면 무단투기된 테이크아웃컵 때문에 환경미화원의 쓰레기 수거량이 배 이상 증가한다"고 말했다.

중구도 광복로 내 테이크아웃컵 무단투기가 많이 발생해 이미지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주말에는 전담요원을 배치해 컵을 수거하는 동시에 커피 전문점 앞에 쓰레기통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1회용 컵은 수거하더라도 재활용이 쉽지 않다. 일반 PET병은 세척 후 녹여서 나일론 솜이나 원사로 재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녹는 온도가 다른 테이크아웃컵과 PET병을 함께 사용하면 재활용품 품질이 떨어진다. 테이크아웃컵만 따로 재활용 처리하는 시설이 없는 탓에 부산시는 테이크아웃 컵을 재활용품 수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정구는 최근 부산대 앞 상인들과 함께 테이크아웃컵 회수 운동에 나섰다. 시범 사업에 참여한 투썸플레이스 부산대점·부산대정문점과 카페휴부산대점·더벤티에 가면 다른 곳에서 구입한 음료의 빈 용기도 버릴 수 있다. 참여 업소에는 "다른 매장 테이크아웃 우리 카페에 버리세요"라는 문구가 인쇄된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금정구는 참여 업체에 100ℓ 종량제 봉투를 제공한다. 금정구 담당자는 "참여 업체를 늘리도록 하겠다. 쓰레기를 처리할 장소가 많아지면 무단투기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