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쇄적 운영…취지 못 살려
일선 학교의 주먹구구식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운영이 도마위에 올랐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3명으로부터 놀림을 받은 A 군이 학생들을 때리고 교실 유리를 부수는 사건이 발생했다. A 군은 팔에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했다.
학교는 지난 2일 교사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폭위를 열었다. 학교 측은 위원 9명 중 외부 전문가 1명에게는 아예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학폭위는 아이들의 싸움일 뿐 학교폭력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며 '조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A 군의 아버지는 학교의 처사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학폭위는 학생들의 징계수위가 결정되는 중요한 자리인데 외부 위원에게 연락조차 안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학교 측은 담당자의 실수라고만 했다"고 토로했다. 또 "학교에선 교육과정상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안전공제회 신청을 해주지 않아 보상받을 길도 없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학폭위 간사가 올해 바뀐 데다 위원회가 올 들어 처음 열려 외부 위원의 연락처를 몰라 깜박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학폭위 위원 대부분이 학교 측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로 채워져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행 학폭위는 해당 학교 교감과 교사, 법조인, 의사, 경찰, 학부모대표 중 학교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한 인사 5∼10명으로 구성된다. 학폭위 외부 위원으로 활동한 한 전문가는 "학교 측에 유리한 위원회 구성과 폐쇄적인 운영 등으로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교내 폭력이 발생하면 축소·은폐 등으로 사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