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조건 중단" 대선공약서
- 한 발짝 물러나 "검토 필요"
- 원전해체기술센터 건립
- 해체산업 육성따라 재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탈핵시대 개막을 선언했지만,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해선 천명하지 않아 대선 공약 파기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고리5·6호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겠다"면서 안전성, 공정률,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 대상이라고 꼽았다. 이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가 최근 "신고리5·6호기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입장(본지 지난 3일 자 1면 보도)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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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회원들이 신고리5·6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당시 국정기획위는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해 "매몰비용이 1조~2조5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공정률이 20~35%로 각기 다르기 때문에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살펴보면 신고리5·6호기에 관해서는 이 같은 고려가 없다. 문 대통령은 당시 "초기 단계인 신고리5·6호기는 중단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공정률이 93%인 신울진1·2호기와 완공을 앞둔 신고리4호기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신고리5·6호기는 그와 같은 검토 없이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신고리5·6호기의 운명을 '사회적 합의'에 맡기겠다고 밝힌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공정률과 비용, 전력 설비 예비율 등에 대해 관련 지자체와 산업계, 원자력 학계 등에서 건설 중단 반대 논리를 펼치고 있어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대목이다.
이러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날 원전 해체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힘에 따라 지난해 사실상 백지화된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설립도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 기술력은 미국 등 선진국의 80% 수준이며 원전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 58개 중 41개를 확보하고 있다"며 "원전 해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동남권 지역에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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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 선포식이 열린 19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앞에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주민협의회 회원들이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가 원전 해체 관련 연구소 설립을 위한 협의에 들어가면서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건립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6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결과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의 경제성(BC)은 0.26으로 나와 설립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된 바 있다. 당시 센터 건립이 무산된 것은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해외에서 검증된 기술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면서 기술 개발에 불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원전 해체 산업 육성에 강력한 의지를 밝힌 만큼 한수원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예타 통과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태경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