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0년간 운영한 고리 1호기와 헤어질 시간입니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를 축하하기 위해 18일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Stop! 고리 1호, Go! 클린 부산 시민 한마당' 행사에서 서병수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등이 시민들과 함께 셧다운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19일 0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영구정지 됐다. 1977년 6월 18일 원자로에 붙은 불이 40년 만에 꺼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17일 오후 6시 고리1호기로 들어오는 전기를 차단(계통분리)한 데 이어 38분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고 18일 밝혔다.

평소 300도에 달하는 고리1호기의 원자로는 서서히 식기 시작해 19일 0시 영구정지 기준인 약 93도까지 내려갔다. 원자로는 핵분열로 발생하는 열을 전력 생산에 이용하는 장치로 '심장'에 해당한다. 이날 계통분리는 터빈실 3층 주 제어실에서 진행됐다. 주 제어실은 비상시 원자로 온도를 낮추는 제어 장비와 원자로 출력장비·방사선 감시장치가 설치된 곳이다.

	지난 17일 오후 고리1호기의 발전기 출력이 '0'으로 떨어진 모습.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고리1호기 신건원 차장이 전원 차단 스위치를 내리자 원자로도 서서히 가동을 멈췄다. 계통분리 전 고리1호기의 원자로 출력은 100%에 발전기 출력은 608㎿였다. 계통분리 이후 발전기 출력은 0㎿로 줄었다. 원자로 출력도 서서히 줄어들어 0㎿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제어봉을 넣어 원자로를 정지했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냉각재도 투입됐다. 한수원 이관섭 사장은 "고리1호기에 보관된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해체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18일 고리본부 인근을 포함해 부산 곳곳에서 고리1호기의 폐로를 축하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핵없는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진구 쥬디스태화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핵약속 실현을 촉구하는 사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서울, 밀양, 울산, 경주, 영덕, 대전 등에서 모인 200여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이 행사 이후 오후 4시에는 탈핵부산시민연대 주관으로 '고리1호기 영구정지 콘서트'가 열렸다. 스카웨이커스, 킬라몽키즈, 곱창카레 등 인디밴드와 부산지역 풍물패가 분위기를 띄웠다. 스카웨이커스 리더 이광혁 씨는 "단순히 노후 원전 1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원전 없는 사회의 막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날 밤 11시 30분에는 고리본부 일대에서 '고리1호기 영구정지 카운트다운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한편 공식적인 고리1호기 퇴역식은 19일 오전 10시 열린다. 고리1호기의 해체 로드맵도 발표된다. 문 대통령이 탈핵 에너지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