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SBS에서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3월 발생한 인천여아 살인사건을 다뤘다. 해당 방송의 제목은 '비밀친구와 살인 시나리오 -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진실'로 꾸며졌다.
17세 고등학교 자퇴생 김 양이 놀이터에서 만난 초등학교 2학년생 여아를 집으로 유인해 살인하고 사체를 아파트 옥상 물탱크 부근에 유기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양의 병력을 들며 '조현병에 의한 살인'으로 추측했으나 사체를 훼손하고 유기하는 데 2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등 지나치게 계산적인 모습을 보여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복원한 김 양의 휴대폰에서는 사건 당일 19세 고등학생 박 양에게 '사냥을 나가겠다'와 같은 문자를 보내 범행 사실을 알렸다는 점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박양은 '손가락이 예쁘냐'며 김 양에게 묻는가 하면 손가락을 가져다 달라고 제안하기까지 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박 양을 옭아 멘 것은, 김 양으로부터 건네받은 이 손가락이었다. 경찰은 시신의 일부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됐고 김양은 이를 박양에게 전달했음을 알렸다. 이후 박 양은 경찰에 "선물인 줄 알고 받았다"며 "시신인 것을 몰랐다"는 대답을 내놓으며 자신이 살인방조 등의 혐의로 공범이 될 길을 피하려 했다. 일각에서는 박 양의 변호인들이 12명에 달해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김 양과 박 양이 처음 만난 곳은 캐릭터를 통해 일종의 역할극을 하는 '캐릭터 커뮤니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주제를 잡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캐릭터 커뮤니티가 김 양과 박 양의 경우처럼 해당 놀이가 살인으로 이어질 만큼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제보자는 김 양을 '집착이 굉장히 심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김양에 대해 "연락이 안 되면 욕설 문자를 보내고 다음날에는 울면서 미안하다고 전화를 했다. 집까지 찾아올 때도 있어서 버스를 태워 보낸 적도 있다"라고 증언했다.
캐릭터 커뮤니티에서 만난 제보자는 "김양이 자신의 캐릭터를 음식처럼 표현해 놓은 적 있다"며 "정말 심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서 김양이 캐릭터 커뮤니티에 지나치게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캐릭터 커뮤니티, 고어물이 이 사건에 불을 댕긴 역할이 될 수 있지만 사회관계가 충실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다"라고 커뮤니티만이 이 사건의 문제는 아님을 지적했다.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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