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원대 자사주 시세 조종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성세환(65) BNK금융지주 회장의 보석 청구와 관련한 재판부의 심문이 15일 열렸다. 성 회장의 첫 공판기일에서 결심급 변론을 벌인 변호인단은 이번에도 보석 청구심문이 아닌 본 공판급 변론을 펼치면서 이날 심문은 무려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성세환 BNK 회장. 국제신문DB

　부산지법 형사6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성 회장의 보석 청구심문을 이날 10시부터 진행했다. 보석은 법원이 보증금의 납부 또는 적당한 조건을 붙여 피고인의 구속 집행을 해제하는 절차다. 성 회장에 앞서 보석을 청구했던 계열사 김모(60) 대표의 심문도 이날 함께 열렸다. 피고인의 보석 청구가 있으면 공판기일에 재판부가 보석 청구심문을 병행하는 게 통상적이었다는 점에서 재판부의 별도 심문기일 지정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성 회장은 2015년 11월 25일 계열사 대표들에게 거래처를 동원해 자사 주식을 매수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성 회장의 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동의했다. 성 회장은 지난 4월 18일부터 58일째 수감 중이다. 성 회장은 구속 수감 이후 변호인을 교체했다.

검찰은 성 회장의 보석은 불허해야 한다면서 "본건 범행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중한 데다가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피고인이 관련자 진술 회유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면서 "옥중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 등을 보여주는 언론 기사를 재판부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의견 진술이 끝나자 법무법인 에이원 김학자 변호사는 이번에도 파워포인트 영상자료를 등장시켜 성 회장의 석방을 강력히 주장했다. 법리적 다툼이 치열하고 재판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불구속 재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동시에 같은 법인 박민식 변호사는 성 회장의 가족 등을 거론하면서 감성적인 접근으로 보석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시작하면서 성 회장과 김 대표의 현재 직위와 임기 등을 꼼꼼히 물었다. 성 회장이 BNK금융지주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보석 결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