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용도로 곳곳 끊기고 노면불량
- 자전거보호 운전문화 정착 시급

자전거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교통사고 부상자도 최근 5년 새 3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도와 분리된 자전거 전용도로 확보·정비와 자전거를 보호하는 운전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행정자치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부산시민이 보유한 자전거 보유대수는 42만900대이다. 2010년 추산치 20만3000대 보다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교통사고 발생도 많아지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공단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에서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는 2010년 505건에서 2015년 635건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산 전체 교통사고는 1만3847건에서 1만2757건으로 줄었다. 전체 교통사고 중 자전거 사고의 점유율이 3.64%에서 4.98%로 증가한 것이다. 자전거 교통사고 부상자수 역시 504명에서 5년 새 648명으로 28.6% 늘었다.

자전거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자전거 도로도 늘었다. 2009년 부산지역 자전거 도로의 총연장은 332㎞에서 올해 5월 438㎞로 늘었다. 그러나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자전거 도로 곳곳이 단절되거나 노면이 울퉁불퉁해 이용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나온다. 2015년 5월 21일 A(77) 씨가 자전거 도로 연결이 끊긴 하마정교차로 횡단보도를 자전거를 타고 건너다 신호위반한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자전거 동호인 강정은(여·31) 씨는 "예전에 인도와 색깔만 다른 보도블록을 깔아 자전거 도로라고 한 경우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가 없어서 차도로 나가다 사고가 일어난다"며 "온천천과 수영강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생활 속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예산 부족 때문에 전용 도로 확장은 더디다. 올해는 하마정 교차로~동해남부선 거제역 1.9㎞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마련할 예정이다. 당초 하마정~온천천시민공원까지 하려다 줄어든 것이다. 부산시 담당자는 "2㎞가량의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데 8억 원 이상이 든다. 예산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운전자들의 위협도 자전거 사고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어쩔 수 없이 차도에 나간 자전거를 위협하는 운전자가 많아서다.

자전거 동호인 박진환(47) 씨는 "차량이 자전거를 피해 갈 공간이 많은 3, 4차로에서도 도로 가장자리로 달리는 자전거를 스치듯 지나가는 운전자가 많다"며 "자전거 통행을 무시할 게 아니라 교통수단의 하나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