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당 10만 원 지원금 못 받아

보신탕집에서 구조된 개가 유기동물인지 아닌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부산시는 유기동물이 아니라고 보고 유기동물보호소에 지원금을 주지 않고 있다.

부산 금정구는 지난달 17, 18일 금정구 금성동의 한 보신탕집이 운영하는 개농장에서 동물보호단체와 공동으로 38마리의 개를 구조해 유기동물보호소에 맡겼다고 8일 밝혔다. 앞서 동물보호 활동가인 김모(57) 씨와 동물보호단체 ㈔지구보존운동연합회는 보신탕집 업주를 이틀간 설득해 개 소유권에 대해 포기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논란은 부산시가 구조된 개를 유기동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비롯됐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자치단체가 '유기동물 공고'를 하면 부산시는 1마리당 8만~10만 원의 지원금을 유기동물보호소에 지급한다. 부산시는 개농장 주인이 개의 소유권을 김 씨와 지구보존운동연합회에 넘긴 것인 만큼 유기동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업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순간 유기견이 됐다. 그런데 부산시는 개의 소유권이 나와 지구보존운동연합회에 있다고 한다"며 "업주가 일부러 풀어준 개를 우리가 잡으면 유기견이 되고 업주의 동의를 받아 데려오면 유기견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유기동물보호소에 맡겨진 개는 8마리이다. 나머지는 김 씨가 사비를 들여 경기도와 강원도의 사설 동물보호소에서 보호하고 있다.

금정구도 유기동물 구조에 대한 모호한 기준 탓에 '유기동물 공고'를 지난달 31일 냈다가 이틀 만에 철회했다. 금정구 담당자는 "개농장에서 개들이 학대받는 것 같아 유기동물 공고를 냈다가 부산시와 협의를 거쳐 공고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담당자는 "동물보호단체가 보신탕집이나 개농장에서 개를 데리고 올 때는 자신이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경우까지 유기동물 공고를 내게 되면 전국의 보신탕집에서 구조된 개에게 모두 지원금을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바른동물사랑시민연대 '나눔' 공동대표인 부경대 박진환(공업화학과) 교수는 "동물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개를 보호하기 위해 철저한 지원·검증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