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와 짜고 8억 원 상당의 비품을 빼돌린 대우조선해양 직원 4명이 구속됐다. 앞서 210억 원을 빼돌린 직원에 이어 또다시 납품 비리가 터지면서 이 회사 경영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본사. 연합뉴스

경남 거제경찰서는 8억 원대 납품비리 혐의(업무상 배임·횡령)로 A(56) 씨 등 대우조선해양 직원 4명과 경기도 소재 납품업체 전무 B(57) 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또 다른 대우조선해양 직원 4명과 납품업체 직원 2명 등 6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대우조선해양 시설안전관리 현장 책임자인 A 씨는 2015년 1월부터 회사에 장갑 등 소모성 자재를 납품하는 업체 직원과 짜고 정상 수량보다 적게 납품했는데도 정상 수량이 납품된 것처럼 허위 승인하는 수법으로 35회에 걸쳐 회사에 3억2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 과정에 납품업체로 부터 1억6000만 원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또 다른 대우조선해양 직원 등 7명은 2013년부터 납품업체가 납품한 자재를 몰래 빼돌려 임의로 반출한 후 납품업체가 재납품하게 하는 방법으로 4억9000만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금품 수수액이 1억 원이 넘는 대우조선해양 직원 4명과 납품업체 전무를 구속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위기 속에 회사 존립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장 책임자 등이 납품업체와 서로짜고 납품비리를 또다시 저지런 것은 도덕적 해이가 아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시추선사업부에 근무하면서 납품업체와 공모해 회삿돈 21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구속된 이 회사 전직원 임모(47) 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