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인권 경찰'을 검경 수사권 조정의 조건으로 제시하자 경찰이 내부지침 개정과 재고, 경찰관 인권 의식 강화에 팔을 걷었다.

부산경찰청은 7일 피혐의자(내사중인 사건에 혐의가 있는 사람)를 비롯한 참고인 조사 때 진술 거부권을 비롯한 권리 고지를 철저히 할 것을 일선 경찰서에 지시했다.

경찰청은 참고인의 진술 조서를 작성하거나 기타 다른 형식으로 조사하더라도 본인의 범죄 혐의를 조사하는 것이면 진술거부권리를 알리도록 했다. 여성이나 노약자·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조사할 때는 조사 대상자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나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보조인을 참가하도록 매뉴얼도 강화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참고인은 통역을 통해 진술 거부 권리를 전달하고 이해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또 피의자 조사 땐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 조력권 고지 확인' 양식을 마련해 신문 조서에 편철하기로 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아닌 사람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그러나 국민인권위원회는 지난해 2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A 씨가 진술 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했다는 진정을 내자 "참고인 조서를 작성하더라도 조사 대상자의 범죄 혐의에 대한 것인 만큼 입건 가능성이 있다면 진술 거부권을 고지해야 한다"고 경찰에 권고했다. "조서 내용이 피의자 신문조서의 성격을 가지는 경우 진술 거부권을 고지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경찰은 치안센터 지구대 등 최일선부터 철저한 인권 보호를 강조했다. 우선 경찰관서 내 CCTV 작동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