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금품 비리 등으로 구속기소된 현기환(58)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검찰이 징역 6년에 벌금 5000만 원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2일 뇌물수수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 전 수석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결심 기일 답게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검찰 신문 내용을 놓고 변호인의 이의 제기가 이어지는 등 치열한 공방을 거듭했다. 현 전 수석도 검찰의 신문에 "앞서 진술한 것으로 갈음하겠다"거나 "제 취지는 말씀드린 바와 같다"는 등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현 전 수석은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엘시티 사업 등과 관련해 제반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취지로 술값 등 2200만 원을 대납받는 등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부산 문현금융단지 2단계 건설사업 시행사 대표인 지인 S(58) 씨와 또다른 지인이자 사업자인 L(54) 씨로부터 고급 승용차 리스료와 운전기사 월급을 제공받고 해당 회사 계좌와 연동된 체크카드를 쓰는 등 3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구형 요지를 설명하면서 "장기간 4억 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했고, 특히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 때도 금품을 받으면서 공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범행 등으로 엘시티 사업의 비리가 생겨 그만큼의 사회적 비용을 부산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등에도 불구, 피고인은 비상식적이고 비일관적인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법무법인 유석의 백태균(54·사법연수원 26기) 대표변호사는 "이 회장으로부터 피고인이 수수한 금액을 검찰이 제대로 특정하지 못했고, 증인 신문을 통해 금액 특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기도 했다"며 "정치활동을 하지 않을 때 피고인이 가까운 지인의 친분 관계에 따라 금전적 후원 내지는 정당한 업무의 대가로 받은 자금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규정한 공소사실은 배척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전 수석의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열린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