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 상태에 있는 인물이 법원의 강제구인 결정에 거부 의사를 밝히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30일 의료법위반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영선(37) 전 청와대 행정관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김선일)는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낸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행정관은 최순실(61) 씨의 단골병원 원장인 김영재 원장의 청와대 출입을 묵인하며 사실상 비선진료를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원은 진료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의 법정 증언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 전 행정관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첫 재판과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없는 31일 재소환을 결정했는데, 박 전 대통령은 다시 같은 이유를 들며 "서면조사로 갈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원의 구인영장 발부는 이 같은 배경을 두고 이뤄졌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강제구인에마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이 '일개 행정관'의 재판에 증인 자격으로 나가 심문을 받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원으로서도 난감한 입장이다.

출석 당사자로 지명된 박 전 대통령이 거부하면 구인영장 집행을 위해서는 물리력이라도 동원해야 하지만, 상대가 전직 대통령인 만큼 이는 부담스런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재판도 일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