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조망권 훼손·집값 하락"
- 인근 상가와 법적 다툼도

울산시 울주군이 관광객이나 피서객 편의를 이유로 진하해수욕장 백사장에 화장실 샤워장 등 고정식 건축물을 무분별하게 설치해 해안경관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지자체가 오히려 훼손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중앙 입구 앞 백사장에 재건축 중인 샤워장. 방종근 기자

또 이 과정에서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아 조망권 침해 피해를 입은 인근 상가와 법적 다툼까지 초래하는 등 근시안적 행정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울주군과 진하해수욕장 일부 상인들에 따르면 군은 현재 3억 원을 들여 서생면 진하해수욕장 중앙 입구 앞 백사장 295.8㎡ 면적에 2층 규모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샤워장을 재건축 중이다.

해수욕장에는 화장실이나 탈의실, 샤워시설 등 관광객이나 피서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필요하다.

하지만 해안선이나 공유수면 경관 보존 및 보호를 위해 백사장에 콘크리트조와 같은 영구적 고정시설물은 설치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가까운 부산 해운대 및 광안리해수욕장의 경우 화장실이나 샤워장 등 필수시설이라도 이동형 간이시설 형태로 피서철에 한시적으로 설치한다. 영구 고정식일 경우 도로 건너편 대지에 설치해 해수욕장 미관을 최대한 살린다.

이와 대조적으로 울주군은 재건축 중인 샤워시설뿐 아니라 화장실(3곳), 구조본부(전망대), 청소년 상담실 등 해수욕장 관리실 성격의 건물까지 모두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건축물을 지어 놓았다. 해수욕장 백사장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건축물들로 산책로는 중간중간 끊기고 무엇보다 해수욕장의 전체 미관이 크게 훼손됐다.

또 이들 건물이 해수욕장 일부 상가들의 조망을 가리는 바람에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소송전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한 건물주는 "군이 공유수면 사용 허가권과 건축허가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협의 없이 백사장에 조망을 가리는 고정식 건축물을 일방적으로 지어 재산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게다가 이 과정에서 공유수면에는 있을 수도 없는 지번까지 부여해 건축물 관리대장에 기록하는 편법까지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해안 경관이 저해되고 사익과 공익이 충돌한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호안도로 건너편에 땅을 매입해 샤워장 등을 짓는 것을 검토했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고 그나마 매물도 없어 불가피하게 백사장에 재건축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