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구의회 의장이 의원 고소
- 장기 수사에 의회운영 난항
- 부산진구의회는 당내 갈등
- 같은 당 의원에 징계 요구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적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기초의회는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장이 동료 의원들을 고소해 1년 가까이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는가 하면 같은 당원끼리 징계를 요구하는 파행도 거듭하고 있다.

24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북구의회 김만종 의장이 명예 훼손 혐의로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이동호·이선주 의원을 고소한 사건을 10개월째 수사 중이다. 당시 김 의장은 '두 의원이 자신의 당적 변경 행위가 파렴치하고 의원 활동 중 금품수수 행위를 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2016년 1월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옮겼다.

문제는 경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불편한 동거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경찰은 현재 명예훼손과 금품수수 의혹을 구분해 조사하고 있으나 명백한 증거가 없고 증언도 엇갈리는 탓에 수사가 답보상태다.

의회 분위기는 살벌하다. 북구의회 A 의원은 "세 사람은 의회에서 눈도 안 마주치면서 1년 가까이 살얼음판이다. 집행부 견제 기능도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장단 선거와 상임위원장 배분 갈등으로 의원끼리 고소·고발(본지 지난 3월 14일 자 2면 보도)이 난무했던 부산진구의회의 내분도 심화하고 있다.

'다수당인 여당의 횡포가 심하다'며 의사 일정 참여를 거부해왔던 부산진구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 6명은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상임위 활동을 재개하겠다. 대국적 차원에서 의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그러나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던 같은 당 김태수 의원은 지난 23일 부산진구의회 윤리위원회에 민주당 배용준·정상채·장강식·손용구 의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자유한국당과 협력해 의정에 참여해 온 김 의원은 징계요구서에서 "의회 파행 책임이 있는 의원들이 자신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을 팔아 의회를 더 심한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으로 품위유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 의원은 "의회 복귀를 선언한 것이 대통령을 욕 되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같은 당 동료에게 징계 요구를 받은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2월 민주당에서 제명됐다가 재심 청구 끝에 다시 당원 자격을 얻었다.

정철욱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