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선장 "위험관리 허술" 지적
지난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의 선원 수색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선사인 폴라리스 쉬핑이 내부 기밀 유출을 이유로 해상 선원들의 무선 인터넷 사용을 제한해 논란이다. 스텔라 데이지호 사고 규명은 문재인 대통령의 1호 민원이다.
21일 폴라리스 쉬핑에 따르면 최근 선장과 기관장을 제외한 선원의 와이파이 접속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모든 선박에 보냈다. 공문에는 와이파이 전용 쿠폰인 기존 '바우처'를 전부 삭제하고 선장·기관장은 업무용 바우처를 새로 만들어 사용하라는 지시가 담겼다. 위성을 통해 이뤄지는 선상 와이파이는 선원들이 가족·친구와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는 요긴한 수단이다.
폴라리스 쉬핑은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에 이어 다른 선박의 선체 균열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자 '입단속' 차원에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스텔라 데이지호의 쌍둥이배인 스텔라 유니콘호의 화물 탱크 균열을 시작으로 ▷상갑판 균열로 물이 샌 스텔라 퀸호 ▷외벽 균열로 철판을 덧대 중국으로 항해 중인 솔라 엠버호까지 선박 사고가 외부에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폴라리스 쉬핑의 선박 4척에서 최근 두 달 새 연달아 이상이 발견되자 지난 19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기도 했다. 폴라리스 쉬핑 측은 "내부 자료가 외부로 계속 유출돼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해상 선원의 와이파이 접근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선박 4척은 모두 건조 20년이 지난 낡은 배이다. 솔라 엠버호를 제외한 3척은 유조선을 철광석 운반석으로 개조한 공통점이 있다.
선사 측의 입단속에도 문제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21일에는 전직 선장이 폴라리스 쉬핑의 허술한 위험 관리를 지적하는 편지가 공개됐다. 선장은 편지에서 "폴라리스 쉬핑은 거대한 몸통에 테니스공 크기의 뇌를 가진 공룡이다. 몸집을 불리는 데 급급해 내실을 다지지 못해 리스크 관리에 취약하다"며 "스텔라 데이지호 사고도 초기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름이 지난 4월 14일에야 (스텔라 데이지호의)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발등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얄팍한 속임수를 쓰지 말고 명확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스텔라 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은 "고도의 생존 훈련을 받은 선원들의 생존 가능성이 여전한 상태에서 수색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선사와 정부에 수색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현지 군함과 해경 함정·항공기가 이미 한 달 여 전 철수했기 때문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