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체영향 연구도 미진한 상태

생활쓰레기나 폐기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염 화학물질인 PBDEs(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가 대표적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인 다이옥신보다 최고 1000배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PBDEs는 2009년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로 지정됐지만 아직 배출기준 마련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5개 소각시설의 배출가스를 조사한 결과 PBDEs의 실측 농도가 다이옥신보다 크게 높았다고 17일 밝혔다. PBDEs는 주로 플라스틱 섬유 전기·전자제품의 방염처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조사 결과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의 PBDEs 실측농도는 표준상태의 ㎥당 14.090∼151.238ng(나노그램)이었다. 다이옥신 실측 농도 0.041~0.313ng보다 240배에서 최고 1000배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의료와 지정폐기물 소각 시설의 경우 PBDEs의 실측 농도가 다이옥신보다 배 정도 높았다.

이런 결과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이 다이옥신에 대해 엄격한 배출허용 기준을 적용하면서 다이옥신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검출된 탓도 있다. 하지만 전체 실측농도에서 PBDEs 배출농도가 다이옥신보다 크게 높아 서둘러 관리기준을 수립해야 할 상황이다.

또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나온 재를 조사한 결과 타고 남은 바닥재의 PBDEs 농도가 배출가스에 포함된 비산재 농도보다 3.3배나 높았다. 비산재는 다이옥신이나 중금속 농도가 높아 지정폐기물로 처리하는 반면 바닥재는 일반처리물로 폐기한다. PBDEs는 반대 상황이기 때문에 바닥재의 처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건환경연구원 측은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에서 PBDEs가 다이옥신보다 월등히 많이 배출되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규 오염물질로 지정된 PBDEs 배출 허용기준이나 관리기준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