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성세환(65·구속기소) 회장이 자사주 시세 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은행이 2015년 9월 해운대 엘시티 사업에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약정하면서 자본적정성이 위험수위에 달하자 유상증자와 자사주 시세 조정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1일 BNK 주가 시세 조종 혐의로 기소된 주요 인사 4명의 첫 공판기일을 오는 30일 오전 11시로 지정했다. 검찰은 170억 원대 자사주 시세 조종을 지시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로 성 회장과 계열사인 BNK캐피탈 김모(60) 사장을 지난 1일 구속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BNK가 2015년 1월 유상증자에 나서게 된 배경은 ▷2014년 경남은행 인수 ▷2015년 엘시티 사업에 1조1500억 원대 대규모 PF 대출 약정 ▷BNK캐피탈의 600억 원대 대형 금융사고로 인해 자본적정성 하락과 위험자산 증가이다.

특히 BNK는 2015년 하반기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8대 금융지주사의 총자본비율·기본자본비율·보통주자본비율 조사에서 모두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 공소장에 기재됐다.

그해 10월 23일 성 회장은 김 사장에게 유상증자 추진을 전격 지시했다. 김 사장은 사흘 뒤 제2차 유상증자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가동했다. 11월 25일 성 회장은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하는 경영관리협의회에서 "유상증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각 영업점과 지점은 거래처를 활용해 각별히 신경 써라"고 지시했다.

이와는 별도로 김 사장은 성 회장의 지시로 임원들에게 자사주를 매수하라고 해 실제 임원 46명 중 45명이 9만7774주를 사들였다.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8일까지 부산은행과 거래하던 46곳은 BNK 주식 464만5542주(390억 원 상당)를 매입했다. 주가 시세 조종은 유상증자 발행가액 산정 기간인 지난해 1월 7~8일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때 BNK는 거래처 14곳의 자금 173억 원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면서 고가 매수나 물량 소진·종가 관여 주문을 제출해 주가 시세를 조종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