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0t골리앗크레인과 충돌
- 타워크레인 붐대 무너져
- 30m 높이 작업현장 덮쳐
- 휴식 중인 근로자들 참변

1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발생한 대형 인명 사고는 800t급 골리앗크레인과 32t급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면서 타워크레인 붐대가 넘어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높이 50m인 타워크레인 붐대가 넘어지면서 높이 30m의 해양플랜트 구조물 작업 현장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

작업 현장은 타워크레인 붐대가 순식간에 덮치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곳곳에 뿌려진 혈흔이 사고 당시의 처참함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소방 당국은 이날까지 사망자 6명, 중상 5명, 경상 20명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협력업체 비정규직 인력으로, 근로자의날인데도 공기를 맞추려 특근 잔업을 하다 날벼락을 맞았다. 특근 잔업의 경우 8시간 작업하면 20시간 임금을 책정해 주기 때문에 대부분 근로자가 출근해 작업 중이었다.

부상을 입고 인근 백병원으로 이송된 김모(48) 씨는 "타워크레인에 매달린 구조물이 떨어지면서 붐대 앞뒤 부분이 부러지고, 붐대에 연결된 쇠줄 와이어가 주위를 휘감아쳤다"고 아찔했던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연휴 기간 2일과 4일은 정상 근무하는 대신 연차 사용을 직원 자율에 맡겼다. 근로자의날(1일)과 부처님오신날(3일), 어린이날(5일)은 휴일로 쉬는 날이었으나, 이날 사상자들은 휴일 특근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

특히 작업 중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하려고 한곳에 모여 있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삼성중공업 임직원은 이날 현장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출근하지 않았다. 이날 근무한 1만5000여 명의 인력은 대부분 협력업체 근로자였다.

사고가 나자 삼성중공업은 건조 작업을 전면 중단시켰다. 취재진의 사고 현장 출입을 전면 통제한 가운데 사고 수습에 나섰지만 사측의 안전불감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삼성중공업 일반노조 김경습 위원장은 "가슴 아픈 건 근로자의날에 쉬지도 못하고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숨지거나 다쳤다"며 "힘없는 협력사 노동자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침통한 표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 경기도 어려운 상황에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회사 측은 사고 직후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