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율하천 주변 공동체 만들기 시도
- 행사비 1000만 원 십시일반 모아

신도시가 속속 들어서는 경남 김해의 한 도심 주민들이 공동체 회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마을 축제를 개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8일~30일 경남 김해시 장유3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획, 개최한 '2017년 덕정마을 축제'에서 주민들이 장기를 선보이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덕정마을협의회 제공

율하신도시 지역인 김해시 장유3동 덕정마을발전협의회(덕정 3구)는 지난 28~30일 '덕정마을 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이 축제는 시의 대표 친환경 하천인 율하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 어린들이 소원을 빌면서 종이배를 율하천에 띄우는 종이배 축제, 올드카·외제차·신차를 볼 수 있는 차량 전시회, 개를 목줄 없이 데리고 다닐 수 있는 펫페스티벌, 아나바다 장터인 벼룩시장, 어린이 율동, 작가 그림전과 아동 그림전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축제 틈틈이 폐자재로 만든 무대 위에서는 주민이 트럼펫을 불고 기타를 치는 공연을 펼치는 덕정여울공연도 볼 만했다. 다소 투박하기는 하지만 각자 가진 장기를 선보이는 진솔한 장기자랑대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축제 진행자인 주민들의 직업군은 부동산 중개업, 카페 운영자, 창원공단 근로자 등으로 다양하다.

축제는 창원공단에서 중견기업체 간부로 일하다 지난해 말 퇴직한 37통장 정병섭(56) 씨 주도로 이뤄졌다. 정 씨가 주도한 덕정마을발전협의회 30~40명의 회원이 팔을 걷어붙이면서 축제가 기획됐다.

도심에 살면서 삭막해져가는 도회지 분위기에서 탈피, 서로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또 불황으로 율하천 카페거리 건물의 빈 가게가 늘어나는 등 상권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온기를 불어넣자는 여론도 힘을 보탰다.

행사비용 1000여만 원은 덕정마을발전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갹출했다. 행사 첫날인 28일에는 허성곤 김해시장과 김해시의회 이광희 의원 등이 다녀가 시민 주도 축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경남 하동군 출신인 정 통장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우리 마을을 타향민들끼리 서로 정을 나누는 전원도시의 공동체로 조성하고 싶다"며 "한 발 더 나아가 이곳을 문화와 환경이 공존하는 최고의 명소로 탈바꿈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