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기장군, 반대의견 국회 제출
- 이미 저장고 포화상태에다
- 운반기술·이송용기 안전성 미흡
자유한국당 이은권(대전 중구) 의원이 지난 5일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부산시와 기장군에 비상에 걸렸다. 대전 원자력연구원에서 연구를 위해 가져간 사용후핵연료를 다시 고리원자력발전소로 반환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대전 원자력연구원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을 총리령에 따라 원자로 운영자에게 반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고리본부에서 가져간 사용후핵연료를 반환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최근 제출했다. 지금도 고리본부의 사용후핵연료 저장고가 포화 상태라 더 이상 저장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기장군은 "사용후핵연료의 소유권은 이미 원자력연구원에 이전됐다"며 "손상된 핵연료의 운반 기술과 용기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사성 물질을 옮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용후핵연료는 지금까지 원자력연구원이 한수원과 협의를 거쳐 가져갔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원자력연구원 측이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발생지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최명길(서울 송파을) 의원은 지난 2월 '사용후핵연료의 이동은 원자력안전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지난 5일에는 이은권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장군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 1366개의 사용후핵연료가 고리로 이송될 것으로 예상한다. 1987년부터 2013년까지 원자력연구원에는 총 21차례에 걸쳐 1699개의 사용후핵연료가 이송됐다. 원자력연구원의 사용후핵연료 80% 이상이 부산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고리본부에서 원자력연구원으로 이송된 사용후핵연료 중 55개는 손상된 상태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필요에 따라 가져간 사용후핵연료를 반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원전 소재 자치단체협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도 "일부 국회의원이 무리한 법안 발의로 부산과 대전의 지역감정만 부추기고 있다"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통과를 막기 위해 지역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도 비슷한 입장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결국, 대전에서 부산으로 사용후핵연료를 옮긴다는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방사선 물질의 이동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 없어 이와 유사한 갈등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사성 폐기물 처리비용까지 고려하면 원전 건설 및 운영 비용은 절대 싸지 않다. 노후 원전을 폐로하고 신규 건설을 중단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