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이란 무력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자의 권력이라는 뜻으로, 강력한 군사력에 의해 세력을 확장하려던 미·구소련 등 강대국의 외교 노선을 중국 측이 비난해 사용한 용어이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뒷이야기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전한 말이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지만, 혹여나 트럼프의 말이 사실이라면 중국의 전근대적인 패권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한민족의 정체성마저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중국은 오래전부터 패권적 역사 왜곡에 공을 들여왔다.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중국사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이 대표이다. 아울러 아직도 중국 지도부와 국민에게는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발언 또한 이런 국수주의적 역사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역사관이 이래서야 주변국과의 외교관계가 제대로 정립되기는 힘들다.

실제 시진핑 주석의 잘못된 역사관은 오늘날 한반도 정책 곳곳에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이런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보복 조치 역시 한국을 과거의 조공국 정도로 여기는 중화주의적 태도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 최고 지도자의 패권적 역사 인식이 존속되는 한 한중 관계는 멀어질 수밖에 없고 한반도 문제도 더욱 꼬여갈 것이 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그 또한 문제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두 강대국이 이를 바탕으로 남북문제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이번 사안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가 아무리 강대국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해도 주권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려서는 안 될 일이다. 정부가 발언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양국에 확인 중이라니 분명히 파악해 잘못된 게 있다면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도산 안창호 선생은 나라의 주인 정신을 일깨우며 이처럼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인은 우리 국민입니다. 모든 집에는 주인이 있습니다. 주인이 지키지 않은 집은 허물어지고 쓰러져 가며, 주인이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돌보며 손질하지 않으면 역시 집 구실을 하기 어렵습니다."

옛 성현인 맹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닭이나 강아지를 잃어버리면 찾으려 하면서도 그 마음을 잃어버리고는 찾을 줄 모르니 슬프다". 이 말은 인격을 가다듬는 학문의 길에서만이 아니라 오늘날 주체의식의 뿌리가 없이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많은 깨우침을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주인, 여러분 마음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주인이 집을 지키지 않고 방황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잃어버린 닭과 강아지는 찾으려 하면서도 잃어버린 나 자신에 대하여는 찾으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봅시다.

흔히 요즘 이 시대의 주인공에게 부족한 것을 들라고 하면 '주인 의식'이 없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주인의식이란 '주어진 역할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책임감을 갖는 의식'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 '소속감'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우리 마음이 꼭 지키고 있어야 할 자기의 집, 곧 내 중심을 떠나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잊어버리고 있는 것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주인의식이 확실하게 뿌리내려야 비로소 주인다운 모습을 보일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이 우리나라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