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2년 치러진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개표부정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사진) 제작진에게 "원한다면 투표용지 재검표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19일 '더 플랜' 개봉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하고 "개표 부정 의혹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투표지 현물을 검증하는 것"이라며 "제작진의 요구가 있다면 조작 여부 검증이 필요한 범위에서 제3의 기관을 통해 공개검증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검증 방법은 지난해 한국정치학회 주관으로 실시한 1987년 대선의 구로을 부재자 투표함 검증 사례를 준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표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선관위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 반대로 어떠한 조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의혹을 제기한 분들 또한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화 '더 플랜'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설립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사 '프로젝트부'가 제작하고 최진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14일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통해 공개했다.

영화는 투표지 분류기에서 미분류된 표가 3.6%나 돼 지나치게 많은 것은 물론 미분류표를 분석해보니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박근혜 후보의 상대득표율이 문재인 후보를 1.5배가량 앞섰다며 이는 시스템적이며, 플랜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는 또 투표지분류기 운영프로그램을 해킹하는 방법으로 개표를 조작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노년층이 많은 군단위 지역의 미분류율이 5%대로 높았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보면 노년층의 박 후보 지지율이 높아 미분류 투표지에서 박 후보의 상대득표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킹 가능성에 대해서는 "투표지분류기는 외부 네트워크와 분리돼 있고, 운영 프로그램이 위·변조되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등 다중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