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 안전법안 등 국회 계류
- 백지화 땐 1조4000억 증발 우려
- 소송전·새 에너지원 찾기 숙제
- 환경단체 "산업현장 피해 없어"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이 기로에 섰다. 18일 주요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앞다퉈 '탈핵' 공약을 내놓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구을) 의원은 국회의원 70명의 서명을 받아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을 골자로 하는 '원자력 안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백지화된다. 현재 국회에는 ▷원자력발전소 반경 30㎞ 안에 300만 명을 초과한 인구가 거주하면 추가 건설 금지 ▷수명을 다한 원자로 연장 운영 금지 ▷발전용 원자로 건설을 허가할 때 경제적 타당성 검토 의무화를 담은 법률안이 다수 계류돼 있다.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새울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신고리 5·6호기 총사업비 8조6000억 원 가운데 이미 1조4000억 원이 투입됐다. 현재 공정률은 27% 수준이다. 신고리5호기는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 중이다. 6호기는 터파기 작업이 한창이다. 각각 2021년과 2022년 완공이 목표다.
신고리5·6호기 건설이 백지화되면 지금까지 투입된 1조4000억 원은 증발한다. 또 공사 중단에 따라 계약을 맺은 협력사와 대규모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신고리5·6호기를 대체할 새 에너지원도 찾아야 한다. 신고리5·6호기의 전력 생산량은 각각 시간당 140만 ㎾로 국내 전력 총생산량의 3% 이상을 책임지게 된다. 현재 2%대인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신고리 5·6호기를 대체할 수 있다. 새울본부 측은 "태양광발전으로 원전과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려면 막대한 부지와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한국수력원자력 측의 해명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공사 대금은 현재까지 진행된 공정에 따라 지급하면 협력사의 반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백지화되면 전력 생산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 예비율은 평소 20~30%에 달하고 피크 때도 15%인 만큼 신고리5·6호기가 없어도 산업현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다는 것이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다"며 "주요 후보들이 신규 핵발전소 중단 공약을 발표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전도 초기 건설비용과 폐로 비용까지 포함하면 값싼 에너지가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도 탈핵과 친환경 에너지"라고 덧붙였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지진의 위력을 수차례에 걸쳐 경험한 영남권 주민들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재앙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를 트라우마처럼 떠안고 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