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규명 부족해 땜질처방 불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선박 안전을 책임지는 제도가 대폭 강화됐지만 해양 사고는 되레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5개월 뒤인 2014년 9월 '연안여객선 안전관리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그해 11월에는 소방방재청·해양경찰청까지 흡수 통합해 국민안전처를 신설했다. 당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박 사고의 마침표가 될 수 있도록 조금도 어긋남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안전 규정을 위반한 여객선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을 최대 300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했다. 이명박 정부 때 완화됐던 노후 여객선의 선령 규제도 30년에서 25년으로 단축했다.
허술한 출항 점검으로 논란이 됐던 운항관리자들은 한국해운조합에서 떨어져 나왔다. 사고 당시 73명에서 현재 106명으로 늘어난 운항관리자들은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 소속이 바뀌어 과적·승선원 확인을 비롯한 화물·여객 관리를 하고 있다. 선박의 블랙박스인 VDR(Voyage Date Recorder) 설치 의무가 확대됐고 개인보호장비에 대한 기준도 강화됐다. 여객선 준공영제는 예산 문제 탓에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2년 새 바다는 더 위험해졌다. 14일 해양수산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사고는 2307건으로, 2015년 2101건, 2014년 1330건에 비해 증가 추세다. 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과 비교하면 73% 급증한 것이다.
사고 원인은 기관 손상(755건)이 가장 많았고, 추진기에 해상 부유물이 감겨 발생한 안전운항 저해(390건), 충돌(209건), 좌초(137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선박 안전의 취약 요인으로 꼽히는 기관 손상은 2년 전보다 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해양사고 인명 피해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2014년(710명)보다 적었지만 411명이나 됐다. 이 중 73명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고, 45명은 실종됐다.
한국해양대 김길수(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미진한 세월호 진상 규명 탓에 현재 나온 대책도 대부분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세월호 선체 조사 이후 해상 안전에 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