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곡물 막아 만든 수영장·캠핑장
- 특산물 홍보 600m 벽화거리 등
- 내달 조성 완료…수익창출 기대

난개발로 몸살을 앓아온 한 궁벽한 시골 마을이 영농법인을 조직한 주민들의 각별한 노력으로 힐링과 문화가 숨 쉬는 테마 마을로 변신했다.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감마을 계곡 물놀이장. 김해 상동면사무소 제공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감마을영농법인은 벽화거리와 카페, 물놀이 시설, 캠핑장 등을 갖춘 대감문화마을 조성 사업이 다음 달 마무리된다고 14일 밝혔다.

이 마을 100여 세대는 무척산 장척계곡 하류에 옹기종기 자리 잡은 채 누대에 걸쳐 살아왔다. 하지만 30~40년 전부터 개발 붐을 타고 공장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마을은 난개발로 신음했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70대 이상 고령층이 많아지는 등 생기를 잃고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던 중 일부 주민을 중심으로 '마을의 활력을 되찾자'는 운동이 일면서 2015년 대감마을영농법인을 발족했다. 주민들이 삽과 괭이를 꺼내 들고 마을 가꾸기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지난해 무척산 계곡물을 막아 탐방객용 물놀이장으로 만들었고 인근 숲(6000㎡)에는 힐링 캠프장을 조성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물놀이장을 임시 개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마을회관을 카페로 리모델링해 지역특산품인 산딸기로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김해 도자기와 지역 특산물인 산딸기를 홍보하는 600m 길이의 벽화거리도 다음 달 완공된다.

이 마을은 지역의 자랑거리인 도자기 기원지, 가야 야철지(冶鐵址), 사창(社倉) 유적 등 '삼통(三通)문화'를 활용해 문화와 인정, 체험관광이 살아 숨 쉬는 자생 마을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김해시는 지난해 6월 이 마을 뒷산을 발굴해 조선시대 분청자기 가마터를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마을 면사무소 터는 과거 가야시대 철을 생산했던 곳이며, 조선시대 규휼미를 보관했던 곡물 대여기관인 사창도 있었다고 전한다.

주민들은 테마마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삼통 문화를 재현하는 볼거리와 체험 장소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또 일부는 마을 어르신 용돈, 학생 장학금, 출산장려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감마을영농법인 이선엽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은 작지만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곳이다. 테마마을 조성 과정에서 주민들이 손발을 걷어붙이면서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소득"이라며 "도심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재충전하는 명품 문화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