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딸 정유라(21) 씨에게 학사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김경숙 이화여대 전 신산업융합대학장과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가 법정에서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상대방을 서로 '거짓말쟁이'로 몰며 "소설을 쓰고 있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류 교수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김 전 학장이 지난해 3월 자신에게 전화해 "정윤회 딸이라고 애들이 왕따를 시켜 우울증에 걸렸다고 한다. 보살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김 교수가 "학생과 엄마를 보낼 테니 면담하고 학점·출석 편의를 봐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 씨 모녀가 자신의 사무실에 다녀간 뒤 김 전 학장이 전화해 다시 한번 정 씨의 학점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는 게 류 교수 주장이다.

류 교수는 또 학사 편의 문제가 불거지자 김 교수가 "내가 정유라를 봐달라고 한 게 아니라 체육특기자 일반을 봐달라고 한 것으로 말해야 둘 다 산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런 증언을 듣던 김 교수는 "선생님이 소설을 쓰는 건 알지만 어떻게 없는 얘기를 만드느냐"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최 씨 모녀가 류 교수를 만나러 학교에 왔다가 가는 길에 인사할 겸 학장실에 들렀길래 류 교수에게 전화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전화를 받은 류 교수가 "정유라냐. 오시라고 해라. 연구실에 있다"고 말했다는 게 김 교수 주장이다. 김 교수는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이) 찾아간 거로 알고 있다. 그 이상은 전화하지 않았다"며 "거의 100%에 도달할 정도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류 교수는 "학장님도 교수냐"며 " 이 마당에 이렇게 부인하셔도 되느냐"고 따졌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