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경제성(BC) 0.94

- 항공 수요·사업비 증가 불구
- 1 미만…AHP 0.5 넘어 통과

② 늘어난 총사업비

- ADPi에 비해 1조7900억 증가
- 예비·설계비 9700억 기타로 포함

③ 24시간 운영

- 김해 2만7300가구 소음 피해
- 천문학적인 보상비 책정 어려워

④ 활주로 길이

- 3.2㎞안에서 연장 계획 없어
- 600m 늘리는 데 1조 이상 들어

⑤ 연결교통망 건설

- 접근도로·철도에 1조500억 배정
- 철도 시스템·차량비 추가된 듯

오는 2026년 확장 개항하는 김해공항은 부산 경남이 기대했던 '24시간 운영'을 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는 10일 김해공항 확장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공개하면서 "3800만 명을 처리할 용량이면 24시간 운영하지 않아도 신공항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국제관문공항이 돼야 한다. 활주로 길이는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최적의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를 설득해 소음 피해지역을 최소화하고 공항 연결 교통망 예산도 증액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총사업비 대폭 늘어난 이유

예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0.94의 경제성(BC)이다. 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의 용역에서는 경제성이 1.61로 나왔다. 당시 항공 수요는 3200만 명에 총사업비는 4조4830억 원이었다. 지난해보다 항공수요와 사업비 규모가 모두 증가한 상황에서 비용 대비 편익인 BC가 1이 안 되는 0.94가 나온 것이다.

그나마 지역균형발전을 반영한 정책적 종합평가(AHP)가 0.5를 넘어 예타를 통과했다.

BC가 낮게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사업비를 지나치게 줄여잡았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지난해 ADPi 자료에는 총사업비가 4조1700억 원으로 책정돼 있다. 활주로와 터미널 건설 비용이 2조76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보상비(8100억 원)와 접근 교통망(6000억 원)이 뒤를 잇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에서는 총사업비가 5조9600억 원으로, 1조7900억 원이 증가했다. 활주로·터미널 건설 비용은 ADPi안보다 1000억 원 증가한 2조8600억 원이다. 또 ▷보상비는 2700억 원이 늘어난 1조800억 원 ▷교통시설은 4500억 원 증가한 1조500억 원 ▷ADPi에 없었던 기타 항목에 9700억 원이 따로 잡혔다. 기타 항목에는 예비비와 설계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요한 예산을 ADPi가 누락한 것이다.

부산시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24시간 운영과 활주로 연장 예산을 반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BC가 1을 넘지 않아 증액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차기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 현실적으로 어려운 24시간 운영

김해공항을 24시간 운영하려면 소음피해 대책이 선결돼야 한다. 예타의 사업비 부문에 중요한 소음 피해 보상은 없다. 현재 김해공항에서 소음 피해를 보는 곳은 702가구이며 확장되면 870가구로 증가할 것으로 ADPi는 추산했다.

이는 현실과 차이가 크다. 최근 경남발전연구원은 용역 중간 발표를 통해 항공기 소음 피해 예상 지역은 현재 1.9㎢에서 공항 확장이 완료되면 12㎢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해시 주촌면 일부와 칠산서부·회현동 2만7300가구가 사는 지역이 항공기 소음 피해 지역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해가 김해공항 확장에 반대하는 이유다.

정부는 조만간 정밀 소음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소음 피해 지역 이주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 소음 민원을 해결하지 못하면 24시간 운영도 불가능해진다.

김해공항 활주로 길이 3.8㎞를 강조했던 서 시장은 이날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활주로 길이를 600m 더 늘리려면 1조 원 이상 투입돼야 한다. 소음과 활주로 연장을 반영하지 못한 정부의 예타가 부산 입장에서는 '반쪽'인 이유다.

■ 공항 연결교통망 확충도 숙제

예타에서 공항 접근도로와 철도에 배정된 사업비는 1조500억 원이다. 지난해 ADPi가 제시한 6000억 원보다 4500억 원이 증액됐다. 지난해 ADPi안은 접근 도로의 경우 부산대구 고속도로~국제선터미널 연결도로 신설(4㎞)과 남해 제2 고속도로~국제선터미널 연결도로 신설(3㎞)을 제시했다. 철도는 부전~마산 복선전철(2020년 개통 예정)과 국제선터미널을 연결하는 지선 신설(4㎞)이 전부였다. 일단 지금까지 나온 자료를 종합하면 ADPi안에서 새로운 교통만 신설은 확인되지 않는다. 국토부 측은 "사업비가 늘어난 것은 ADPi안에는 없었던 철도 시스템과 차량 구입비가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산 경남은 영남권 전역에서 편리하게 김해공항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가락~사상 도로(4000억 원)와 부전역 KTX 환승역 설치를 비롯해 추가로 6개의 교통망 구축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총 1조7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김해공항 주변의 '에어시티' 조성비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든다. 부산시는 교통망 확충 문제도 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노력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 향후 일정

2017년 기본계획 수립

2018~2020년 기본 및 실시설계

2020년 용지보상 착수 및 착공

2021~2025년 본공사 시행

2025년 종합 시운전

2026년 개항


김희국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