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를 위한 구조조정인지 의문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다'는 말은 공허한 외침이 됐다. 경성대가 학생들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무용학과 교육학과 정치외교전공 한문학 전공 폐지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학생들의 울타리 되기를 포기했다.
폐과 결정 과정은 기습작전 같았다. 구조조정안을 담은 개정 학칙의 마지막 심의 단계인 대학평의원회를 지난 28일 오후 학교가 아닌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몰래 열었기 때문이다. 평의원회는 애초 이날 오후 2시 학내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학교 관계자들이 학생과 학부모, 동문의 입장을 막아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회의를 잠정 연기한다고 했던 학교 측은 몇 시간 뒤 학교를 빠져나가 호텔에서 회의를 재개했다.
이때 학생·학부모 대표 참석을 조건으로 회의 장소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았다. 휴대전화도 반납한 학생들은 회의 참관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발언 기회만 주고 퇴장시켰다.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을 포함한 위원 8명이 참석한 평의원회에서 학생위원을 제외한 6명이 폐과안을 원안 심의 종결하는데 찬성했다.
김경옥 무용학과 총동문회장은 "회의에서 학생위원에게 제대로 된 발언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들었다. 학생·학부모 대표 외에는 아무도 개최 사실을 몰랐던 졸속 회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현재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원 감축을 목표로 대학별 평가 후 재정지원사업, 장학금 혜택 등을 차등하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이나 학과의 특성은 무시한 채 일률적인 잣대만 들이대고 있다. 경성대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탈락률, 졸업생 취업률 등 10가지 기준으로 4개 학과 폐지를 밀어붙였다. 이 같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어느 대학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성대가 선제적 구조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발생하는 모든 피해를 학생에게 떠넘겼다는 점이다. "학과를 살리려고 학교가 무슨 노력을 했나. 아무 것도 모르고 입학한 우리는 무슨 잘못인가." 학생들의 절규를 교육부와 대학당국은 새겨 들어야 한다.
사회 1부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