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한 달 만에 만성신부전 진단을 받고 의병 전역한 남성이 보훈보상 대상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군 훈련으로 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만성신부전이 악화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아들였다.
부산고법 행정2부(손지호 부장판사)는 A 씨가 부산보훈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취소 항소심에서 1심 판결 일부를 취소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A 씨는 1992년 9월 육군에 입대했지만, 그해 10월 국군수도병원에서 만성신부전 진단을 받고 이듬해 2월 의병 전역했다. A 씨는 신부전증과 엄격한 군 생활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부산보훈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등록'과 '보훈보상 대상자 등록' 신청을 냈지만 보훈청은 이에 대한 객관적인 의학 자료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비해당 결정'을 내렸다. 이에 A 씨는 소송을 냈지만 1심은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 처분 취소를 구하는 주위적 청구와 보훈보상 대상자 등록 거부 처분 취소를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 씨가 보훈보상 대상자에는 해당된다고 판단해 A 씨의 예비적 청구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1심 판결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입대 전부터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상적으로 생활하다가 입대 뒤 엄격한 정신교육과 훈련 때문에 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아 만성신부전이 악화될 수 있는 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 의학적 소견"이라고 전제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