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도 암남해변조합 김만근(56·사진) 대책위원장의 어린 시절은 숨비소리로 가득 차 있다. 물질을 마친 해녀가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는 어머니에 대한 추억으로 이어진다. 김 위원장의 어머니는 제주를 떠나 부산 송도에 정착한 해녀였다. 뭍에 와서도 해녀의 제주 방언인 '잠녀'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아셨던 어머니였기에 김 위원장은 누구보다 앞장서 해녀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해녀촌 철거를 둘러싸고 본격화한 해녀들과 행정기관 사이의 갈등은 그 신호탄이었다. 김 위원장은 서구에 맞서 해녀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는 "암남 해녀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갯바위가 개발 논리에 밀려 매립된 것처럼 이제는 해녀촌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송도해상케이블카 사업에 필요한 주차공간을 위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암남공원 해녀촌을 상권을 없애려는 것은 개발광풍에 밀려 원주민을 사지로 몰아넣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송도 해녀들이 설립을 추진 중인 협동조합(해녀촌암남해변협동조합)이 서구의 반대로 넉 달째 표류하고 있다. 구는 해녀포장마차촌이 불법 시설이니 해녀들이 만들려는 조합 역시 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포장마차촌과 상관 없는 협동조합 활동을 막는 것은 구청의 재량권 남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망은 있다. 해녀 문화를 장려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데 이어 지난 8일 문화재청은 '해녀'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해녀 문화를 장려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서 서구도 생각을 달리 해 줬으면 좋겠다"며 "해녀들이 채취한 생산물을 맘 편히 판매할 수 있도록 양성화하는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