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 피해원생 심리치료

부산 북부교육지원청이 원생 폭행 사건이 발생한 부산 사상구 A 유치원의 학급(정원)을 감축한다. 또 A 유치원이 설립자 일가의 비자금 조성·착복 비리 의혹(본지 지난 16일 자 1·6면 등 보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기관 폐쇄'라는 초강수까지 검토 중이다.

부산 북부교육지원청은 26일 아동학대 사건 발생에 따른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은 A 유치원에 대해 학급(정원) 감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A 유치원 교사 8명은 지난해 12월 학예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생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과 머리를 때리고 학대를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유치원 교사가 원생을 손으로 내려치고 발로 걷어차는 CCTV 화면이 SNS를 통해 공개돼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부산시교육청은 A 유치원 교사 8명과 원장을 직위해제했다. 또 특별장학에 따른 행정조치로 교육과정·방과후프로그램과 CCTV 설치를 비롯해 10개 항목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 유치원 측이 지금까지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2단계 행정조치인 학급(정원) 감축에 나선 것이다. 북부교육지원청 측은 "거듭되는 시행명령 요구에도 잘못이 시정되지 않고 있어 다음 주 중 학급 감축을 통보할 계획"이라며 "원생 폭행에 따른 법원의 1심 판결에 따라 교사와 원장에 대한 파면·해임 등의 징계 요구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 유치원은 5∼7세 아동 7학급, 190여 명 규모였으나 사건이 발생한 이후 현재는 4학급, 70여 명까지 원생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지원청은 피해 학생 50여 명에 대해 심리치료는 물론 초등학교로 진학한 아동에 대해선 모니터링을 통한 치료 지원도 하고 있다.

지원청은 해당 유치원의 사안이 엄중한 만큼 향후 법적 판단에 따라 기관 폐쇄조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청 관계자는 "기장군의 한 유치원도 아동학대 행위로 인해 1년간 휴원 조치를 내린 바 있다. A 유치원은 피해 아동이 수십여 명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하게 학대가 이뤄져 강력한 행정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