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추진해 땅부터 사들인 뒤
- 국·시비 확보 난항 땐 용도변경
- 예산 편성부터 결산·집행까지
- 제대로 된 검토나 감사 없어
부산시의원의 쌈짓돈인 자치단체자본보조금(자자보) 사업은 예산 편성부터 결산까지 제대로 된 검토나 감사 없이 추진돼 왔다. 예산 우선순위를 정하는 중기재정계획에도 포함되지 않아 견제 없는 돈으로 불린다. 예산의 용도는 부산시의원이 선정한 사업으로 국한된다. 한 번 자자보를 투입한 사업이 이듬해 부산시 지원이 끊겨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 불법 건축물을 자자보로 보상하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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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훈련원 건립용으로 매입한 땅에 임시 주차장-
▷금정구, 2012년 A 시의원 '자자보'로 중증장애인 자립생활기술훈련원 건립 추진 ▷15억 원 들여 남산동에 부지 매입 ▷30억 원 공사비 충당할 국비 확보 어려워지자 공사 중단 ▷5년 간 표류 ▷구, 올해 "임시 주차장으로 쓰겠다"고 계획변경 밝혀 |
■장애인공간이 주차장으로
부산 금정구는 2012년 12월과 2013년 3월 두 차례 금정구 남산동 140의3 일대 땅 787㎡를 사들였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중증장애인 자립생활기술훈련원(가칭)' 건립을 위해서다. 당시 A 전 시의원은 금정구에 '땅값 15억 원을 자자보로 확보할 테니 사업을 추진하라'는 약속을 받았다. 문제는 건축비였다. 금정구는 2014년부터 공사비 30억 원을 국·시비로 충당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거주시설이나 직업재활시설에만 국비 지원이 가능하다. 자립생활기술훈련원은 장애인 거주시설도 아니고 작업공간을 마련해 취업을 연계하는 직업재활시설도 아니다"며 국비 지원 불가를 통보해왔다.
뒤늦게 금정구는 직업재활시설로 전환도 검토했지만 이미 관내에는 '금정구 장애인 근로작업장'과 개인이 운영하는 직업재활원이 있어 추가 지원을 받기 힘들었다. A 전 시의원도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아 이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사업이 5년째 표류하며 해당 부지는 2m가 넘는 철제 펜스로 둘러쳐져 혐오 공간으로 변해갔다. 주민 이모(여·55) 씨는 "장애인 시설이 들어선다더니 수년째 방치됐다"고 말했다. 결국 금정구는 올해 해당 부지를 임시 주거지 주차장으로 쓸 계획을 내놓았다. 금정구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추진할 때 검토가 부족했다. 빈 곳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어 일단 임시로 주거지 주차장을 만들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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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시설에 보상금까지 줘가며 지은 풋살장-
▷금정구, B 시의원 '자자보'로 오륜동에 풋살장 건립 추진, 내달 8일 준공 ▷2014년 1억9000만 원 들여 매입한 부지 바로 옆에 3만㎾ 고압 송전탑 ▷이 자리에 있던 불법 비닐하우스에 시설 보상금 5000만 원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
■고압 전선 아래 풋살장
금정구는 다음 달 8일 오륜동 140의2 일대 830㎡에 풋살장 준공식을 한다. 지난해 4월부터 진행된 풋살장 건립 사업은 B 시의원이 자자보 형식으로 확보한 예산 4억7900만 원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송전탑이 지나는 풋살장의 위치다. 구는 이 땅을 1억9000만 원에 매입했다. 해당 부지의 전 주인은 2014년 2월 7511만 원에 샀는데, 2년 만에 3배가량의 시세 차익을 남긴 셈이다. 여기에 구는 불법 비닐하우스 시설 보상금 5000만 원까지 보태줬다.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오륜동 일대에 매년 땅값이 오르지만, 송전탑 아래 땅은 당연히 다른 곳보다 땅값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해당 부지의 30m 거리에는 3만㎾의 고압 송전탑이 지나간다. 금정구의회 정종민 의원은 "풋살장을 지을 땅이 이곳밖에 없는지 의문이다. 불법 비닐하우스 보상금까지 줘가면서 송전탑 아래에 풋살장을 지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금정구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을 내는 불법시설이라고 해서 보상을 안 해 줄 수는 없다"면서 "풋살 경기 때문에 소음 민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부지를 외곽에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수요조사도 하기 전에 땅부터 사고 본 경로당 신축- ▷금정구, 박성명 시의원 '자자보'로 장전동에 금정구 경로회관 신축 추진 ▷현재 경로당 바로 옆 주택부지 5억 원에 사들여 ▷하루 이용 노인 50~100명인데 '최대 400명' 계산해 수요 예측 ▷중기재정계획 수립 등 절차이행도 미흡
부산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대중교통이 불편한 오륜동에 풋살장을 만드는 게 그렇게 급한 일인가"라면서 "부산시가 시의원들 눈치를 보느라 자자보 사업에 대한 감사나 정보공개를 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호걸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