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다만 김수남 검찰총장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김 총장은 다음 주 초 박 전 대통령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고위 관계자는 23일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묻자 "기록과 증거 검토도 다 안 됐는데 신병 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며 기록 정리와 증거 검토, 법리 판단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SK·롯데 등의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에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모든 검토를 끝낸 뒤 내부 논의를 거쳐 영장 청구 여부 의견을 더해 김 총장에게 최종 보고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박 전 대통령의 영장 청구 여부와 관련, "오로지 법과 원칙,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돼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박 전 대통령 외에 공모자로 지목된 인물 가운데 대부분이 기소됐다는 점에서 김 총장의 '법과 원칙' 언급은 미묘한 의미를 갖고 있다. 검찰이 '정무적 판단'을 배제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 등 그룹 임원들의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알고 있었는지, 미르·K스포츠 재단이 최 씨의 사적인 이익을 얻는 창구로 변질한 점을 알고 있었는지 등 네 가지 쟁점을 변호인에게 정리해달라는 '석명권'을 행사했다. 재판부의 요구 사항은 특검이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하는 데 중요한 전제가 된 부분이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