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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오만한 권력 응징"…탄핵 반대단체 "인정 못해"

시민·사회단체 반응

  • 이준영 기자 leejy@kookje.co.kr
  •  |   입력 : 2017-03-10 23:02:46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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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형 비리에 박탈감 컸지만
- 헌재 결정문 발표 후 속이 후련
- 촛불 계속 들어 세상 바꾸겠다"
- 파면 결과 겸허히 수용 입장 속
- 일부 시위대 반발 "비폭력 포기"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순간 기쁨과 슬픔·환호·탄식이 교차했다. 많은 국민이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TV 앞으로 모인 탓인지 도로와 관공서 민원실은 텅 빈듯했다. 몇몇 중·고등학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시청하며 민주주의와 국민주권·법치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에 환호하고 있다.(왼쪽), 10일 헌재가 대통령 탄핵 인용 발표를 하자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던 시민들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에서는 헌법재판소가 결정문을 발표하는 오전 11시가 가까워지면서 TV 앞 인파가 많이 늘어났다.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긴장된 눈빛으로 지켜보는 중년 남성부터 여행 가방을 들고 가는 승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곳으로 모였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은 직접 세월호 구조활동을 할 의무가 없다"고 할 때는 짧은 한숨이 들렸다가 최종적으로 탄핵 인용을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렸다.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던 김정숙(여·55) 씨는 "처음에 분위기가 기각되는 거 같아 너무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은 "한평생 월급쟁이로 살면서 세금 꼬박꼬박 내고 살았는데 이런 세금을 최순실이라는 자와 공모해 부정부패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행정기관 민원실은 이날 적막강산이었다. 부산 북구청 한 공무원은 "탄핵 선고를 보기 위해 외출을 삼가는 것 같다. 보통 긴 줄이 서는데 오늘은 한가하다"고 전했다. 부산 서구청 앞에서 46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문희섭(40) 씨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로 박탈감이 심했는데 속이 시원하다. 정치권이 사회적 약자의 권익에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낮 부산 구포시장에서 만난 정태철(71) 씨는 "속상해서 친구들과 소주를 마시고 있다"면서도 "기각되길 바랐지만 이미 결론이 났으니 따라야 한다. 빨리 정국이 수습되고 경제가 살아났으면 한다"며 파면을 수용하는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자 해운대해수욕장을 지나던 몇몇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자축했다. 한 대가 먼저 경적을 울리자 다른 차도 뒤따라 경적을 울렸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한 선박엔진 부품회사 사장은 임직원 12명에게 탄핵 인용을 기념해 보너스 20만 원씩을 지급하기도 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늘 우리는, 주권자들의 승리를 선언합니다"로 시작되는 '촛불항쟁승리 선언문'을 냈다. 또 "박근혜 탄핵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라면서 "불안정한 미래, 권리 없는 일터, 차별과 경쟁의 일상을 바꾸기 위해 촛불을 계속 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탄핵 반대 단체는 박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되자 격렬히 반발했다. 헌법재판소 주변에 모인 시위대 일부는 죽봉과 각목을 경찰에게 휘둘렀다. 차벽에 머리를 찧으며 자해를 시도하는 남성도 눈에 띄었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우리는 피를 흘리지 않고 나라를 정상화하려 했는데 김대중·노무현 세력 때문에 이제 피로 국가를 정상화시키겠다" "우리는 이제 비폭력을 포기할 때가 왔다. 헌재와 검찰에 대항하는 폭력이 발생할 것"이라는 과격한 발언도 나왔다.

이준영 기자 lee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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