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중장치·셔터 설치 등 보완해야

간단한 터치로 열리는 자동문의 열쇠 잠금장치가 일반 열쇠나 가위로도 쉽게 뚫려 절도범의 표적이 되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김모(18) 군 등 3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군 등은 지난달 26일 새벽 1시53분 부산 금정구 장전동의 한 식당 자동문 가운데 달린 열쇠 구멍에 오토바이 열쇠를 넣고 간단하게 문을 딴 뒤 현금 58만 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식당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80여m 떨어진 곳에 장전지구대가 있지만, 이들은 두 명이 망을 보고 한 명이 문을 따는 수법으로 대담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해 11월 식당을 개업하면서 100여만 원을 투자해 자동문을 설치했다는 이모(46) 씨는 "자동문에 추가로 잠금장치를 달기 어려워 그대로 놔뒀는데 고스란히 범죄에 노출됐다"고 허탈해했다.

앞서 부산 사하경찰서는 지난해 10월 비슷한 수법으로 식당, 주점 등 자동문이 달린 가게 20여 곳을 돌며 현금 510여만 원을 훔친 김모(16) 군 등 4명을 검거했다. 당시 김 군 등 4명은 자동문 열쇠 구멍에 가위를 넣어 문을 따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빈 상점이나 가게 등을 터는 절도범 사이에서 유행하는 수법으로 허술한 자동문 열쇠 장치를 악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복제가 어려운 특수키와 달리 자동문을 여닫는 일반 열쇠는 모양부터 가위 등과 특별한 차이가 없다. 자동문 설치 업자들은 일반 열쇠는 단순하게 제작돼 쉽게 문이 열리기 때문에 특수키로 잠금장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일부 업자들은 유리로 된 자동문에 특수키를 설치하더라도 물건이나 돌 등을 던져 깨트리면 그만이라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열쇠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특수키 부분만 따로 도려내 버리는 기계 장비도 있어 사실상 특수키도 무용지물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자동문 밖에 셔터 등을 달아 2중으로 잠금장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정경찰서 김주복 형사1팀장은 "유사한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잠금장치를 2중으로 달거나 밖에 문을 하나 더 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