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끝에 특검이 삼성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17일 발부 받았다.
합병 이슈에 초점을 맞춘 1차 영장과 달리 경영권 승계로까지 대가 범위 안에 포함한 '큰 그림'을 제시하고 물증을 대폭 보강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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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
특검은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다른 수사를 사실상 포기하면서까지 삼성과 청와대 간 '부당거래' 의혹의 입증 수준을 높이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 측에 433억 원이라는 금전 지원을 한 배경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원을 넘어 '경영권 승계 작업 완성'이라는 더 큰 그림이 있다는 판단 아래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
합병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식 매각,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 추진 과정 등을 들여다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검은 특히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 2014년 9월, 2015년 7월, 2016년 2월 세 차례 단독 면담에서 모두 경영권 승계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꼽힌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 수첩 39권에도 관련 정황이 비교적 상세히 드러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특검이 대가 관계의 범위를 넓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물증을 대폭 보강하면서 '부정 청탁'이나 '대가성' 등으로 구성되는 뇌물 혐의 소명이 한층 탄탄해졌다고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가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고 발부 사유를 언급한 것도 이와 맥이 닿는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