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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297>무궁화와 무화과 ; 상반되는 꽃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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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2-16 19:42:0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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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槿)는 대한민국 국화다. 태극기 국기봉 끝이나 국회의원 배지도 무궁화다. 우리 광복군은 항일시대에 무궁화 군가를 불렀다. 왜 무궁화일까? 무궁화는 마침(窮)이 없는(無) 꽃(花)이다. 한 송이는 금방 피고 지지만 또 새로 피어난다.

   
무궁화 철에는 매일 피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거역하는 꿋꿋한 모양새다. 중단 없이 피어나는 무궁화처럼 중단 없이 싸운다는 뜻으로 무궁과가 들어간 독립군가를 불렀다. 내 한 몸은 한 송이 무궁화처럼 오늘 죽더라도 또 다른 무궁화가 내일 살아서 싸우는 독립정신이 깃든 무궁화다. 그런 의미심장한 뜻에서 우리나라 꽃이 되며 애국가에 나오게 되었다.

매일 꽃피는 무궁화와 달리 무화과(無花果)는 꽃 없이 맺은 열매다. 하지만 꽃이 피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꽃이 안에서 피기에 꽃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무화과 껍질이 꽃을 뒤집어 감싼 요상한 모양새다. 껍질 안에는 수많은 꽃이 꿀을 머금고 있다. 말벌은 그 꽃들 안에서 교미하며 알을 깐다. 알에서 나온 말벌이 자라나면 꽃가루를 묻히고 나와 다른 무화과의 꽃들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그렇게 해서 수분이 이루어지고 대를 잇는 생식이 이루어진다.
길을 지나면서 무궁화와 무화과가 보인다면 눈길을 잠시 돌리자. 무궁화라면 순국선열 독립군을 위해 묵념하자. 무화과라면 말벌과의 절묘한 공생 속에서 살아가는 기특한 생명체임을 상기하자. 부산에도 골목길에 무화과가 눈에 띈다. 혹시 익어서 따먹을 수 있다면 꿀맛 넘치는 놀라운 꽃 맛을 은혜롭고 영광되게 맛볼 수 있는 축복이 있다.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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