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지 등 역사소설도 즐겨
수능 만점자는 책 읽기도 남달랐다. 문제가 어렵게 출제돼 '불수능'으로 불린 2017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에서 세 명뿐인 만점자 대열에 이름을 올린 울산 학성고 이영래(18) 군 이야기다. 그는 울산시교육청이 지난 10일 오후 청 내 대강당에서 개최한 '제1회 나만의 책 이야기 토크 콘서트'에 출연해 고전 역사소설에서 경제학 명저들에 이르는 폭넓은 독서 체험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경제학 독서를 바탕으로 대학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혀 500여 청중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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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대입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울산 학성고 이영래 군이 지난 10일 울산시교육청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독서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군은 고교 시절 '21세기 자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시장은 정의로운가' 등 국내외 유명 경제학자들의 저서를 탐독하면서 경제정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 계기는 고교 1학년 때 찾아왔다. "학교에 초빙된 한 강사가 협동조합 사례를 들어 소득 균등분배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고 경제정의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가 쓴 '21세기 자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거진 소득 불평등 문제를 지난 300년 동안의 역사적 통계를 통해 분석한 책으로, 2014년 출간돼 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는 상위 1%가 자본과 권력을 독식하고 99%의 소시민이 짐을 지는 사회구조를 비판하며 더 나은 자본주의 건설을 추구한 책이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경제는 합리적 선택의 문제이며, 여기에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았습니다. 소득 균등분배와 사회복지 증진을 통해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군의 말에서 독서가 안겨준 만만찮은 사유의 흔적이 묻어났다. 그는 이를 밑거름 삼아 서울대 경제학과 수시 전형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 군은 경제학 서적 외에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 등 중국 역사소설과 '토지'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대하소설도 즐겨 읽었다. "역사소설 읽기는 올바른 역사 인식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고, 국어시험에서 긴 지문의 요지를 빠른 시간에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인문 사회 과학 등 독서 범위를 다방면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는 이 군에게서 책 읽기의 즐거움이 흠뻑 느껴졌다. 이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