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압박하며 일정조율 부심
- 자진출석 최순실 '탐색작업'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 측의 대면조사 일정 연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9일 박영수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9일 박 대통령 측의 '일방적인 대면조사 연기 통보' 사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특검보는 "그동안 박 대통령의 변호인과 대면조사를 놓고 여러 차례 접촉했다. 협의 과정에서 조사 대상자가 현직 대통령이고 경호상의 문제를 고려해 변호인 측이 요구한 시간·장소·방법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검법 12조에 따라 조사 일정은 공개할 수 있지만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하되 조사가 끝나면 상호 동시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특검은 이러한 합의 내용을 언론에 사전에 공개하거나 외부로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9일 특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특검보는 "그런데도 지난 7일 특정 언론에서 대면조사 일정·장소를 보도하자 대통령 측이 9일로 예정된 대면조사를 거부한다고 특검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특검은 전날 오후 박 대통령 측으로부터 '대면조사 거부' 통보를 받은 뒤 추가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이 그동안 박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된 여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선 대면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만큼 대면조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특검보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가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 역시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면조사 요구에는 응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검은 1차 수사 기간 종료일(2월 28일) 이전인 이번 주까지 대면조사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와 함께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를 이날 뇌물수수 혐의로 소환했지만 최 씨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최 씨 측은 특검팀의 질문에는 많은 관심을 보여 특검의 대면조사를 앞둔 박 대통령을 위한 '탐색 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특검보는 최 씨의 진술 태도를 묻자 "최 씨가 이번엔 자진 출석한다고 해 상당히 기대했지만,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질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