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피란생활박물관 건립 추진
- 중구는 근대역사관 옆 광장 조성
- 피란민 흔적 168계단도 예술화
- 비극적 역사 교훈의 장 활용
'피란 수도 부산'의 원도심권이 다크투어리즘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크투어리즘은 전쟁·재난 등 비극적 사건의 장소를 찾아 반성하고 교훈을 얻는 여행이다.
부산 서구는 아미동 산 19번지 비석문화마을에 피란생활박물관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아미초등학교에서 비석문화마을로 이어지는 아미로 일대를 근대 역사 거리로 탈바꿈시키면서 박물관도 함께 건립한다는 것이다. 과거 일본인 공동묘지 터였던 비석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생존현장으로 다크투어리즘에 어울리는 역사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란박물관은 일본인 묘지의 축대 위에 지붕을 덮어 만든 '묘지 위의 집 하꼬방' 인근에 조성돼 일제강점기의 상처와 한국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 교훈을 얻는 역사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구는 지난달 아미동 일대가 국토교통부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박물관 건립의 근거를 마련했다. 연내 주민 동의와 토지 보상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중 세부 조성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부산 중구는 근대 역사와 관련 있는 지역 일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영선고갯길(보수동 책방골목~영주터널 교통섬) 일대에 있는 연향대청터와 부산근대역사관 등 근대 역사문화관광자원들을 명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해 피란수도의 거점인 대청동을 근대역사 관광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국가임시수도 상징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근대역사관 옆 부지(416㎡)에는 13억8600만 원을 들여 근현대 미니어처 광장을 조성한다. 판자촌 등 예전 마을 모습을 형상화해 방문객들이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부산 동구도 초량 이바구길 168계단 일대에 예술길을 조성한다. 광복 후 피란민들의 터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에 벽화와 문화예술 작품 등을 꾸며 근현대의 모습을 새롭게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상처 입은 역사를 관광에 접목하는 시도는 긍정적이나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동아대 전성현(사학과) 교수는 "관광에 치우쳐 외형적 볼거리에만 그칠 게 아니라 역사가 가진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하는 다크투어리즘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장군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