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법·지검서 셋방살이
- 민원인 불편 지속 불가피

부산지검 서부지청에 이어 부산지법 서부지원의 3월 1일 개원마저 물 건너가면서 민원인들의 불편이 불가피해졌다. 120만 명의 서부산권 주민은 멀리 떨어진 연제구 거제동 부산지법을 3개월 이상 더 이용해야 할 처지다.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서부법조타운 공사 현장. 부산지검 서부지청(왼쪽)과 부산지법 서부지원. 서정빈 기자

부산지법은 다음 달 1일 문을 열 예정이던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서부법조타운 내 서부지원(1만8182㎡) 청사 준공을 3개월 이상 연기한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서부지청에 이어 서부지원마저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이 명시한 법률 서비스 시점인 3월 1일 준공일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앞서 부산지법은 지상 9층 규모의 서부지원 공사가 1월 31일 완공되면 사무실 배치와 집기류 설치를 마치고 3월 개원할 수 있다는 입장(본지 지난달 11일 자 1면 보도)을 밝힌 바 있다. 부산지법은 서부지원이 완공될 때까지 연제구 청사에 서부지원 재판부와 민형사 민원 부서를 배치할 계획이다.

서부지원 신축 공사는 2014년 12월부터 시작돼 25개월의 공기를 거쳐 지난달 30일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현재 서부지원 공정률은 85.18%에 그쳤다. 외벽 석재 패널 공사가 지연되면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부산지법은 오는 6월께 서부지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공사 일정에 추가로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준공 및 개원 일정을 못 박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부지원 관할인 강서·사상·사하·북·서구의 주민은 적어도 3개월 이상은 부산지법 본원에서 민원을 봐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여기에다 서부지원 옆에 신축 중인 서부지청의 준공 일정도 6개월가량 늦춰진 상태이다. 현재 서부지청 공정률은 39%대다.

류모(여·36·강서구 명지동) 씨는 "주민 불편은 차치하더라도, 지역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서부법조타운의 개원을 학수고대했는데 법에 정해진 개원 일정보다 몇 달씩이나 차질이 빚어지다니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서부지원·지청 공사가 늦어지면서 변호사 사무실용 건물도 내년에나 완공된다고 한다. 법원과 검찰이 국민과 약속한 개원·개청 시점도 못 맞춰 두 집 살림을 한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지법 관계자는 "애초부터 25개월이란 공기가 너무 빡빡했다. 또 강서신도시에 들어서다 보니 전기나 용수 가설도 동시에 진행해야 해 서부지원 청사 완공이 늦어졌다. 최대한 신속하게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서부지원과 지청은 서부산권 자치단체의 유치 경쟁 끝에 2012년 12월 명지신도시로 입지가 확정됐다.

송진영 박호걸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