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수향(여·34) 씨는 최근 동료 차에 탔다가 깜짝 놀랐다. 동료가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운전 중 수시로 휴대전화를 조작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주요 도로 중간에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장소가 있을 때만 조작한다고 하는데 옆에서 볼 땐 목숨을 건 위험한 행동이었다"며 "게임을 하다가 현실에서 사라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3일 밝혔다. 포켓몬고가 인기를 끌면서 김 씨의 동료처럼 차를 몰면서 포켓몬을 잡는 '위험한' 운전자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일 오후 2시께 사상구청 교차로에서 차를 몰던 최모(45) 씨가 포켓몬을 잡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포켓몬고의 국내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이달 1일까지 부산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적발된 사람은 97명이다.

아직 국내에서 포켓몬고 게임과 관련한 교통사고는 없지만, 지난해 10월 일본에서는 운전자가 포켓몬고 게임을 하며 몰던 트럭에 초등학생이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운전 중 게임 행위는 도로교통법의 '운전 중 휴대전화사용'과 '영상표시장치 조작'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 적발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경찰은 또 포켓몬을 잡으려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사고가 날 수 있는 만큼 부산 시내 627개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안전교육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