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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보존 개발 옥신각신…열람실은 오늘도 미어터진다

분쟁조정 간 부전도서관 개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1-22 19:59:24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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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립 50년 넘은 건물 낡고 좁아
- 2012년 민간사업 개발 구체화
- 시의회, 역사성 살려야한다며
- '원형보존' 의견 첨부해 가결

- 구, 2년간 설계안 6차례 제출
- 부산시 건물 철거 이유로 퇴짜
- 10년간 표류 결국 분쟁조정위행
- 재개발 추진 후 보수공사 못해
-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으로

부산 최초 공립도서관인 부전도서관을 민간자본을 투입해 공공·상업복합 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이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건립 50년이 넘어 낙후된 시설을 개선해야 된다는 의견이 많지만 도서관에 서린 추억과 최초의 공립도서관으로서의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추진된 이후 보수공사조차 할 수 없어 이용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 감당 못하는 낡은 시설

54년 역사를 지닌 부산 최초 공립도서관인 부전도서관 재개발 사업이 10년째 표류하면서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부전도서관 열람실 전경.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부전전도서관은 1901년 설립된 홍도회 독서구락부 도서실(중구 동광동)을 모태로 시립도서관으로 발전했다. 이후 부산시가 직할시로 승격된 1963년에 현재 부지(부산진구 서면)에 신축 건물을 짓고 이전했다. 도서관은 4112㎡ 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2704㎡ 규모다.

부전도서관은 공립도서관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하며 해마다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2011년 145만4000여 명에서 2015년 171만8000여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부전도서관 시설은 법에 규정된 열람석 수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열악하다. 도서관법 시행령에 따르면 인구 30만~50만 명인 지역의 공립 도서관은 사용면적 3300㎡와 열람석 800석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인구 350만여 명인 광역시의 공립 도서관임에도 종합자료실 등을 포함한 전체 열람석은 445석에 불과하다. 학생 및 취업 준비생 등의 이용이 잦은 열람실 좌석수는 195석에 그친다. 이 때문에 열람실 확충 요구가 빈번하다. 지난해 부전도서관 이용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시설 관리에 불만을 표시한 응답은 21.3%였다.

■원형보존 해석 공방

건립 50년이 넘은 부전도서관
2008년부터 검토된 부전도서관 개발 방안은 2012년 구체화 됐다. 부산진구는 같은해 11월 민간 사업시행자인 서면디엔씨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사업자가 지하 3층~지상 8층, 연면적 3만1412㎡ 규모의 건물을 짓고 부산진구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일정 기간 건물을 운영하며 수익을 올리는 수익형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다. 건물 1~3층은 20년간 사업자가 운영하고 4, 5 층은 구 소유 문화·집회 시설, 6~8층은 도서관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안은 시의회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지체됐다. '건물 원형 보존' 여론이 확산되면서 의회가 2013년 1월부터 1년간 심의를 7차례 보류했기 때문이다.

부전도서관의 경우 대지는 부산진구, 건물은 부산시가 소유하고 있다. 운영은 부산시교육청이 맡고 있다. 재개발 사업을 하려면 건물을 멸실처리(철거) 한 후 부산시가 재취득하는 내용의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시의회는 2014년 3월 부산시가 ▷1층 주출입구에 도서관 연혁 등 변천사 전시 ▷ 6층 도서관 모형과 기록물 전시 역사관 마련 ▷ 8층 도서관 원형을 보존한 역사정원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수정한 후에 심의를 거쳐 승인했다. 단, '원형을 보존하라'는 부대 의견을 첨부한 상태로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원안 가결했다.

새롭게 건축할 도서관 조감도
원형 보존의 부대 의견을 놓고, '사실상 재개발 불허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부산진구는 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에 원형보존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의뢰했다. 기획재경위는 "역사성과 전통,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되 기술적으로 복원이 불가한 부분을 제외한다는 게 부대 의견으로 제시한 원형 보존의 의미"라고 답변했다.

부산진구는 이 해석을 반영해 2015년 6월 4가지 설계안을 시에 제출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부산시가 건물 철거 자체가 원형 보존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사업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다. 부산진구는 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의 부대의견 해석과 다르다며 맞섰지만 시는 '원형 보존이 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사항이므로 상임위 해석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건물을 멸실 취득하는 계획안이 원안 가결됐는 데도 시가 법적 구속력도 없는 부대 의견만 문제삼고 있다"며 불만들 드러냈다. 시 관계자는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의 부대 의견을 존중하는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분쟁조정 신청

부전도서관 원형 보존에 대한 해석 차이로 부전도서관 재개발 사업이 공회전만 거듭하자 부산진구는 지난해 11월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시의회의 원형 보존 부대 의견이 부전도서관 재개발 사업 승인을 거부할 근거가 되는지 결정해 달라'는 것이다.

중앙분쟁조정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다툼을 조정하는 기구다. 심의·의결 결과는 법원 판결에 준하는 구속력을 가진다. 조정 신청이 접수되면 중앙분쟁조정위는 조사와 심의 절차를 거쳐 결정을 내리는데 처리기한은 정해져있지 않다. 양쪽 모두 조정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2015년 준공 계획이었던 부전도서관 재개발 사업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지만 조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지될 수밖에 없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한쪽이 불복해 대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원형을 조금도 변경하지 않고 재개발하기는 법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면서 "시가 법적 효력도 없는 부대 의견을 들어 사업을 가로막고 있어 어쩔수 없이 최후의 수단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설립연도- 1963년

·열람실 좌석- 195개

·2015년 이용자- 171만 8000명

·시설 관리 불만 응답- 21.3%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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