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경동메르빌 안락뜨란채
- 관리비·알뜰장터 수익금으로
- 휴게공간 마련·에어컨 설치 등
- 입주민들 자발적인 상생 늘어
부산 기장군이 최근 아파트 경비원의 고용유지를 돕는 조례를 입법예고(본지 지난 6일 자 1면 보도) 한 가운데 경비원을 가족처럼 대우하는 입주민이 늘어나고 있다. 자동문을 설치하면서 경비원을 해고하거나 휴식시간과 최저임금도 보장해 주지 않는 '살벌한 풍경'과는 대조적이다.
 |
| 부산 기장군의 '아파트 경비원 고용유지 지원 조례'를 제안한 기장군 한신아파트 입주민들과 경비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해운대구 달맞이고개 경동메르빌 아파트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경비원 쉼터를 마련했다. 경비원들이 주차장 한쪽에서 쉬는 모습을 본 입주민들이 아파트 운영경비를 털어 쉼터를 새로 지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 입주민이 저렴하게 건물을 지었다. 쉼터에는 침대 3개가 마련됐다.
경동메르빌 변대규 입주자대표회의회장은 "경비직을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마지막 직업'으로 부르지 않느냐"면서 "좁은 장소에서 불편하게 쉬는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서구 명지동 퀸덤에디슨타운도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을 위해 휴게실을 설치한다. 최근 652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5%가 휴게실 설치에 찬성했다. 관리비에 별도 비용을 책정해 경비원·환경미화원용 컨테이너를 만들 예정이다. 컨테이너 바깥은 입주민들이 벽화로 꾸민다. 퀸덤에디슨타운 남현지 통장은 "우리를 위해 일하는 분들이 마땅히 쉴 데가 없어 늘 마음에 걸렸다"며 웃었다. 북구 금곡동 화명한일유앤아이아파트 동대표 8명은 지난해 8월 사비 150만 원을 들여 경비실 4곳에 에어컨을 들여놔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래구 안락2동 안락뜨란채아파트 2단지 부녀회도 오는 3월께 총 6곳의 경비초소에 에어컨을 설치한다. 비용은 알뜰 장터를 운영해 모은 수익금 250만 원으로 충당한다. 안락뜨란채 김미진 관리소장은 "부녀회가 알뜰 장터를 운영해도 수익금은 물품당 1000원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안다. 소중한 수익금을 뜻깊은 곳에 사용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
| 16일 부산 해운대구 경동메르빌 아파트에 설치된 경비원 전용 휴게실 전경. |
아파트 경비원들은 2015년부터 최저임금 100%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해고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 최저임금의 70%가 적용된 2007년 경비원 고용인원이 전국적으로 7.7% 줄었다. 최저임금이 80%에서 90%로 확대 적용된 2012년에는 10%가 감원됐다.
한편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19일까지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원 212명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인권침해 행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경비 근무를 하면서 입주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29.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68%는 '월 5회 미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했다. 입주민들의 부당 대우에 대처하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0%가 '그냥 참는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21%는 '주민과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김준용 김진룡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