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가 녹아있는 최초거북선길이 이제 웰빙과 힐링의 여가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든지 찾아와 쉬고 즐길 수 있는 쉼터 같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조영규(68·사진) 씨는 경남 사천시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007년 정년퇴직한 뒤 8여 년 동안 문화관광 해설사를 맡아 봉사해오고 있다. 용현면 구월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조 해설사는 마을 앞 방조제가 최초거북선길로 선정된 것을 제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따가운 지적을 쏟아냈다.

우선 "이 코스가 직선 형태를 띠고 있어 돌아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시내버스를 배차하거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선도와 연락처를 알려주는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코스 대부분은 포장된 도로나 인도로 꾸며져 있어 '걷는 맛'이 나지 않는다"며 "중간중간 오솔길을 포함하거나 걷기 본래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비포장도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포장된 길보다는 비포장길을 선호한다"며 "바닷물을 접하고 있는 어촌마을에서는 바닷길을 만들어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걷는 길 중간중간에는 마을이나 고갯길 등의 내력이 적힌 안내판을 설치하는 일도 중요하다"며 "무턱대고 걷는 것보다는 설명이나 안내를 들어가며 탐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해설사는 "최초거북선길의 시작인 선진리성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의미있는 곳"이라며 "늘어나고 있는 걷기 마니아들이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